Jordan, C. H., & Zanna, M. P. (1999). How to read a journal article in social psychology. The self in social psychology, 6, 461-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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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Read a Journal Article in Social Psychology
사회심리학 학술지 논문을 독해하는 방법

 


Christian H. Jordan
크리스천 H. 조던

Mark P. Zanna
마크 P. 잰나



처음으로 학술지 논문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고 그 이래로 계속 접할 때에도, 그들은 그 단어 하나하나까지 씹어삼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논문의 처음부터 단어를 하나씩 하나씩 읽어내려가며, 마침내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 살짝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물론 이게 끔찍한 전략이라는 것은 아니다. 학술지 논문이라는 것은 실제로 독자로 하여금 이런 방식을 따르게 하는 논리적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심리학을 배우는 학도로서, 지엽적인 내용은 잘라내고, 생소하고 복잡한 통계는 피해 가면서, 여러분이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에 집중하게 할 수 있는 더 효율적인 전략이 존재한다. 학술지 논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사전지식 및 그것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약간의 실질적인 조언을 얻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학술지 논문을 더 효과적으로 독해할 수 있다. 흥미가 당긴다면, 계속 읽어보시라.

학술지 논문은 사회심리학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작업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창문이다. 그것들에는 사회심리학자들이 어떻게 가설을 형성하는지, 어떻게 실증적인 연구를 설계하는지, 그들이 수집하고 관찰한 것들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그리고 그 분석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학술지 논문은 또한 귀중한 자료 보존의 기능을 담당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회심리학의 공통되고 누적된 지식이 가득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선행연구들을 문서화하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시도해 봤었던 탐구의 길을 다시 추구하는 일 없이, 연구자들이 사회적 행동에 대한 기존의 발견을 쌓아올려서 이해를 증진시키도록 한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연구의 결과물이 동료들이나 학생들과 같은 타인에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그 연구가 절대 완료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기에 논문은 본질적으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여러분을 방심하게 만든다. 처음 독해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학술지 논문은 그저 재미있게만 느껴진다. 대조적으로, 그것들은 켜켜이 쌓인 전문용어들뿐만 아니라 여러분을 위협하는 온갖 모호한 통계에 의해서 읽기 벅차고 난해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바로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 우리는 여러분이 더 폭넓은 식견을 갖추고 학술지 논문을 더 편안하게 읽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이 글을 통해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다양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연구하며, 그 내용은 편견과 차별에서부터 문화, 설득, 호감과 사랑, 동조와 복종, 공격성, 그리고 자기(self)에까지 걸쳐 있다. 우리의 일상적 삶 속에서, 이런 주제들은 우리가 이해하고자 매일같이 애쓰는 것들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 풍부한 아이디어들과 더불어 체계적인 관찰의 내용을 학술지 논문을 통해서 제시한다. 학술지 출판 과정 속에서 그 주제들이 지니고 있는 흥미로움과 신기함이 상실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여러분 역시 흥미로움과 신기함을 이 글의 마지막까지 잃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학술지 논문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그 중에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거나, 기존의 문헌들을 검토하거나, 이론을 다루는 것들도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연구 발표(research report)는 독자적인 연구나 일련의 연구들을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리뷰 논문(review article)은 기존에 출판된 작업들을 대체로 특정한 관점이나 이론의 안내를 받으면서 평가하는 조사이다. 리뷰 논문의 저자는 규정된 문제에 대한 기존의 탐구들을 요약하고, 지금까지 그 해결을 위해서 어떤 진전이 이루어져 왔는지 논평하며, 향후의 연구가 요청되는 문제의 영역들을 제시한다. 이론적 논문(theoretical article)도 똑같이 기존의 연구를 평가하지만, 여기서는 경험적 발견들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저자는 여러 발견들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을 수도 있고, 경쟁하는 여러 이론들을 대비할 수도 있으며, 어떤 하나의 이론이 다른 이론보다 더 우월한 이유를 제시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글에서는 일차적으로 연구 발표를 읽는 방법에 초점을 맞출 것인데, 몇몇 이유가 있다. 첫째, 사회심리학에서 출판된 문헌의 상당수가 연구 발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둘째, 리뷰 논문에서 제시된 요약이나 이론 논문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이 연구 발표를 통해서 제시된 발견들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사회심리학에서 어떻게 연구가 이루어지는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적 연구 발표를 능숙하게 독해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이론 논문은 하나의 이론을 다른 이론과 맞부딪쳐 보거나, 새 이론을 통해 도출된 신선한 예측을 검증하는 연구들을 빈번하게 보고한다. 이러한 이론적 주장들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가늠하려면, 기본적 발견들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연구 발표들은 초보자들이 생소할 수 있는 일정한 양식에 따라서 작성되어 있다. 리뷰 논문이나 이론 논문의 양식은 덜 표준화되어 있으며, 오히려 교과서처럼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미 익숙한 학술적 저술의 형태에 더 가깝다. 물론, 그런 논문들이 연구 발표보다 더 읽거나 이해하기가 쉽다는 의미는 아니며, 실제로는 그것들도 무척 힘겨울 수 있다. 단지, 연구 발표에는 글쓰기에 적용되는 규칙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것을 독해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라인 또한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1. 연구 발표 해부하기

사회심리학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심리학계의 연구 발표들은 미국심리학회(1994)에서 규정한 표준 양식을 지켜서 작성된다. 이 양식은 저자에게나 독자에게나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저자에게는 그들의 아이디어와 발견들을 명확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제시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독자는 일단 그 양식을 이해하기만 한다면 어떤 새로운 연구 발표를 접하든지 간에, 그 구체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절대로 생소해 보이지 않게 된다. 해당 논문에서 특정한 정보가 어디 나오는지 위치를 찾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연구 발표를 독해하려는 여러분의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무엇이 어디 나오는지의 양식에 대한 확실한 이해는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 준다. 이제부터는 연구 발표의 양식을 논의하면서 그 독해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실천적인 제안들을 제시하겠다. 그 다음에는 어떻게 이 양식이 과학적 탐구의 과정을 반영하고 있는지 논의하면서 연구 발표들이 갖추고 있는 응집된 서사 구조를 조명할 것이다.

1.1. 표제와 초록

흔히 책을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연구 발표는 그 표제만 읽고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한다. 표제는 연구의 대상이 되는 이론적 쟁점 및 변인들을 간결한 진술로써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저명한 사회심리학 학술지에서 거의 무작위로 뽑아 낸 다음의 표제를 읽어보자. "슬프고 죄스럽다?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설명하는 데 정동이 끼치는 영향"(Forgas, 1994, p.56) 표제만 읽더라도, 이 연구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갈등에 대해 사람들이 설명하는 방식을 그들의 정서적 상태가 변화시키는 방법을 탐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또한 사람들이 슬플 때에는 이러한 갈등에 대해 개인적인 비난을 더 잘 수용한다(즉, 죄책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을 제안한다.

초록 또한 정보의 소중한 출처가 된다. 이것은 연구의 간략한 시놉시스이며, 150자 혹은 그 이하의 분량으로서 대량의 정보를 품고 있다. 초록은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와 그것을 탐구하는 방법,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점, 그리고 그 발견의 이론적 및 실천적인 시사점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따라서 초록은 탐구의 핵심을 제공하는 유용한 요약이다. 이것을 제일 먼저 읽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되는데, 그 이유는 이 발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려주며, 논문에 담긴 정보들을 조직화하는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연구 발표의 표제와 초록은 영화 미리보기와도 흡사하다. 영화 미리보기는 그 영화 줄거리의 핵심적인 명장면들을 소개하며, 전체 영화를 시청할지 결정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표제와 초록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것들은 연구 발표의 핵심 내용들을 소개하여 여러분이 전체 내용을 읽어야 할지를 결정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영화 미리보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이야기를 다 하지는 않는다. 표제와 초록을 읽는 것만으로는 그 연구 발표에 대해 온전한 이해를 할 수 없다.

1.2. 도입부

연구 발표는 도입부, 방법, 결과, 그리고 논의의 네 가지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비록 대놓고 그렇게 이름이 붙지는 않았지만, 도입부는 연구 발표의 본문을 시작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그들은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제시하고, 왜 그것이 연구해야 할 만큼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과거의 연구들을 간략히 검토하고 탐구의 핵심 쟁점과 관련된 이론을 제공함으로써,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를 역사적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 이 연구가 어떻게 그 문제에 대한 지식을 진보시킬 수 있는지 제안한다. 폭넓은 이론적 및 실천적 고려와 함께,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에서 검증되어야 할 특정한 가설들을 이끄는 합당한 이유를 서술한다. 그들은 또한 어째서 이 연구 전략을 선택하게 되었는지(예컨대, 어째서 실험법이나 상관 연구를 채택했는지)에 대해서도 명시한다.

도입부는 일반적으로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폭넓게 고려하면서 시작한다. 여기서 연구자들은 그들이 연구하는 문제가 사람들이 신경써야만 하는 진짜 문제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어한다. 만약 편견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있다면, 그들은 차별이 만연하다는 통계를 인용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차별의 특정한 사례를 묘사할 수도 있다. 이런 정보들은 어째서 이 연구가 실천적이면서도 이론적으로 의미 있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수고스럽게 읽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를 인식시킨다. 이런 논의들은 흔히 흥미롭고 유용하기도 하다. 그것들은 이 연구가 가치 있는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당장 눈 앞에 놓인 연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 도입부는 주의 깊게 읽되, 관심을 기울이고 기억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분별력 있게 고르도록 하라. 연구를 이해할 때 여러분이 정말로 이해해야만 하는 것은, 그 연구자의 가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설들이 이론이나 공식적 관찰, 직관으로부터 어떻게 유래했는지일 따름이다. 다른 배경 지식들은 흥미로울 수는 있어도, 연구자가 무엇을 했고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이해에 필수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

도입부를 읽는 동안 다음의 질문들에 마음 속으로 답해 보기를 바란다. 어떤 문제를 연구했으며, 왜 연구했는가? 이 연구가 그 문제를 다루는 과거의 탐구들과 어떻게 관련되며 어떻게 더 나아가는가? 연구자는 어떻게 그들의 가설을 도출했는가?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대답하고자 했던 질문이 무엇인가?

1.3. 방법

방법 단락에서 연구자는 그들의 가설들을 일련의 특정적이고 검증 가능한 질문으로 옮겨 적는다. 여기서 이 연구자는 해당 연구의 주연배우들, 즉 참가자들의 성별이나 연령 등 특성들을 묘사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지를 소개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연구에서 사용된 질문지나 특별한 장비 등의 도구가 무엇인지를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해당 연구의 절차를 시간순으로 묘사하는데, 이것은 이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흔히, 연구 설계의 개괄이 방법 단락의 처음에 놓이곤 한다. 이 개괄은 설계의 폭넓은 윤곽을 잡음으로써 여러분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방법 단락은 대단히 자세하게 제시되며, 이를 통해 다른 연구자들이 그 결과를 확증하거나 혹은 의심할 수 있을 만큼 재현해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자세함의 수준은 연구를 이해함에 있어서 대개 필수적인 것은 아니므로, 절차의 구체적인 부분들을 기억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독립 변인이 어떻게 조작되고 측정되었는지, 그리고 종속 변인이 어떻게 측정되었는지에 집중하라.

변인들을 적절하게 측정하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인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많은 변인들은 직접적으로 관찰될 수 없으며, 그래서 참가자들의 행동으로 추론되어야만 한다. 예컨대 행복의 경우, 직접 관찰할 수 없다. 그래서 행복이 어떻게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한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행복한지 묻는다거나 그들의 반응들로부터 행복의 수준을 판단하는 등, 사람들의 행동으로부터 행복의 존재 혹은 부존재를 추론해야만 한다. 아마도 미소와 같이 행복의 징후가 되는 얼굴 표현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방법 단락을 독해하면서 연구자가 사용하는 측정에 대해 생각해 보라. 그것들이 실제로 측정하고자 하는 그 개념을 제대로 반영 또는 포착하고 있는가? 만약 측정이 이상해 보인다면, 어떻게 연구자가 그것의 사용을 정당화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라.

사회심리학에서는 흔히, 여기까지 오기만 해도 재미의 절반이다. 다시 말하면, 결과를 어떻게 얻었는지가 결과 그 자체만큼이나 재미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흔히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들고자 애를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이 처한 환경을 그 행동의 원인을 지목할 수 있을 만큼 통제하려고 한다. 때로는, 연구 발표의 핵심적 기여가 그 탐구에서 신선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데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방법 단락은 도입부에서도 어느 정도는 논의되고 있을 것이다.

사회심리학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자기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잘 반응하는, 지적이고 탐구심 많은 사람들이다. 이 점 때문에, 그들에게 항상 연구의 진짜 목적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일단 말해주게 되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자주 창의적이어야 하며 연구 절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연구 목적을 공개하지 않은 채로 믿을 만한 논리를 내세워야 한다. 이 논리는 흔히 표지 기사라고 불리며, 흔히는 정교한 시나리오의 형태이다. 방법 단락을 읽는 동안, 여러분 자신이 그 연구의 참가자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안내가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몰입감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는 것은 여러분이 또한 그 연구의 절차를 기억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방법 단락을 읽는 동안, 다음의 질문에 대답해 보라: 가설들은 검증 가능한 질문으로 어떻게 옮겨 적혔는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들은 어떻게 조작되었거나 측정되었는가? 자주 사용되는 측정 방법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들을 적절히 반영하는가? 예컨대, 자기보고된 수입은 사회적 계급을 측정하기에 적절한가? 어째서 그러한가?

1.4. 연구 결과

연구 결과 단락은 당초 가설이 지지받고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수집된 관찰이 어떻게 분석되었는지를 묘사한다. 여기서 행동의 관찰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는 통계적 검증 결과의 제시를 통해서 묘사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연구 결과 단락은 흔히 통계학으로 거의 훈련받지 못한 독자들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복잡하고 생소한 통계적 분석들을 헤쳐나가는 것이 혼란스럽고 속상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이 단락을 독해하는 것을 그냥 넘어가려는 유혹을 받곤 한다. 우리는 여러분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경험적 발견은 어떤 과학에서든 기초가 되며, 연구 결과 단락은 그러한 발견들이 제시되는 곳이다.

마음에 새기도록 하라. 심지어 가장 명망 있는 연구자들도 한때는 여러분의 처지였기에 여러분에게 공감할 수 있다. 심리학 학술지에 지면이 협소할 뿐이지, 연구자들은 그들의 연구 결과를 명확하게 써야 할 필요성과 간결하게 써야 할 필요성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좋은 연구 발표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많은 영향력을 끼친 문헌으로, Bem(1987)은 연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넨 적이 있다.


"여러분의 원고가 아무리 전문적이거나 추상적이라고 하더라도, 통계학이나 실험설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지적인 심리학 비전공자들 역시 여러분이 무엇을 왜 했는지에 대해 대략의 윤곽은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에 대해서 일반적인 용어로 이해해야 한다." (p. 74)

일반적으로 말하면, 사회심리학자들은 이 조언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연구 발표에 실리는 대부분의 통계적 분석들은 특정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흔히, 각각의 소개되는 분석들은 그것이 검증하고자 하는 가설들에 의해서 진행된다. 분석이 제시되고 나면, 연구자는 보통 평범한 언어로 분석 결과에 대해서 서사적인 기술을 제공한다. 통계적 분석으로 검증을 거친 가설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면, 여러분은 흔히 연구 결과에 나와 있는 이 서사적 기술을 읽음으로써, 그리고 도입부로 다시 돌아가 이 분석 결과에 상응하는 가설의 위치를 찾음으로써 그 검증을 거친 가설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가장 복잡한 통계적 분석 이후에도, 그 분석 결과가 개념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기술이 적혀 있게 마련이다. 여러분의 주의를 이런 기술 쪽으로 돌리도록 하라. 연구 결과의 개념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되, 여러분이 통계를 편안하게 느끼지 않는 이상에는, 그것들이 어떻게 얻어졌는지에 대한 기계적인 설명에는 집중하지 마라.

연구 결과의 통계적 검증이나 서사적 기술과 달리, 연구 결과 단락에는 또한 흔히 표와 그래프들이 등장한다. 이것들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요약한다. 심지어 여러분이 통계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표와 그래프들을 잘 들여다보고, 그것들에서 제시되는 평균값들과 상관관계들에 집중하라. 연구자들은 항상 표와 그래프들이 다루는 양상에 대해 기술해 놓는다. 이런 기술들을 읽으면서, 연구자가 말하는 것이 그들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게 맞는지 표와 그래프들을 확인하라. 만일 특정 종속 변인에서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한다면, 표에 나오는 두 집단에 상응하는 평균값들이 실제로 묘사된 대로 달라지는지 살펴보라. 자주 있는 일로, 연구 결과는 데이터의 시험이 보장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강한 표현의 서사적 기술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계는 오용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연구 결과는 해석하기에 까다롭다. 이것을 유념하되, 연구 결과 단락을 독해하는 동안 통계적 지식의 부족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과도하게 의심하도록 만들면 안 된다. 완벽한 해독제는 아닐지라도, 학술지 논문들은 출판 전에 전문적인 연구자들로부터 광범위한 검토를 받는다. 그러니까, 통계 오용의 대부분은 논문이 출판되기 전에 발견되고 교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여러분이 통계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면, 연구의 발견이 정확하게 보고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확신해도 괜찮다.

연구 결과 단락을 독해하는 동안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기를 바란다. 연구자는 독립 변인의 조작이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는가? 예를 들어, 행복한 참가자들과 슬픈 참가자들의 행동적 차이를 검증할 경우, 연구자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실제로 더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가?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은 무엇인가? 연구자의 당초 가설은 관찰 결과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가? 만일 아니라면, 연구자가 자신이 얻은 발견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하는지 논의 단락을 살펴보라.

1.5. 논의

논의 단락은 흔히 그 연구의 요약으로 시작하며, 당초 가설이 연구 결과의 발견을 통해 지지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평가한다. 여기서 연구자는 연구 결과의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시사점을 평가한다. 이것은 연구자가 기대했었던 대로 연구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 특히 재미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연구자의 설명을 주의 깊게 읽어보고, 그것이 여러분이 보기에 그럴듯한지 살펴보라. 흔히,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것을 제한하는 어떠한 측면들을 같이 보고하면서, 이런 한계점들을 극복함으로써 탐구 대상이 되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후속연구를 제시할 수도 있다.

어떤 독자들은 연구 발표의 다른 부분들을 독해하기 전에 논의 단락의 처음 몇 문단을 먼저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 있다. 마치 초록처럼, 이들 몇 문단들은 그 연구 발표의 핵심 아이디어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설이 무엇인지, 핵심적 발견이 무엇이며 그것들이 당초 가설들을 지지하는지, 그리고 그 발견들이 과거의 연구 및 이론들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정보들을 갖춘 상태로 연구 결과를 읽는 것은 여러분의 독해를 도울 수 있으며, 여러분이 그 연구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얻기 위해 필요한 특정 세부 사항들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해 준다. 예컨대 결과의 요약은 연구 대상이 된 핵심 변인들이 여러분의 주의를 끌도록 해 줄 것이다. 그것들이 낯설어 보인다면 여러분은 도입부를 읽으면서 어떻게 그것들이 정의되고 방법 단락에서 조작화되었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

논문을 다 읽고 나면, 논의 단락의 처음 몇 문단을 초록과 함께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기했듯이 이들 몇 대목들은 연구 발표에 대한 핵심 아이디어들을 잘 정제한 요약으로 제시한다. 발표 내용에 대한 독해를 도울 수 있는 것처럼, 그것들은 또한 여러분이 독해를 마치고 난 후에 그 발표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굳힐 수 있도록 돕는다. 그것들은 여러분이 발표의 핵심 요점들을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그 연구를 저자의 입으로 직접 간결한 요약으로 제공한다.

논의 단락을 읽는 동안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기를 바란다. 이 연구에서 얻어질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인가?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에 대해 이 연구는 어떠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이 연구가 도움이 되는가? 연구 결과로 얻어진 것들의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시사점은 무엇인가? 연구 결과가 기존 연구의 발견들과 상충되지는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연구자는 그러한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2. 다수의 연구가 수행된 발표에 대하여

여기까지 말하면, 우리는 암묵적으로 연구 발표가 단 하나의 연구만을 다루고 있음을 가정하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하나의 논문 속에서 동일한 문제를 다루는 일련의 연구들을 묘사하는 연구 발표들은 꽤나 흔하다. 이런 경우, 각각의 보고된 연구들은 우리가 설명했었던 도입부, 방법, 결과, 논의 단락이라는 동일한 기본 구조를 따라가며, 때로는 예외적으로 각각의 결과 및 논의 단락이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렇게 연결된 '결과 및 논의' 단락은 서로 분리된 결과 단락과 논의 단락에서 보통 담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때로, 저자는 그들의 모든 연구 결과들을 먼저 제시하고, 마치 서로 분리된 결과 단락과 논의 단락에서 그러하듯이, 그 이후에 그 결과들의 시사점을 논의한다.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저자들은 각각의 결과들을 제시하면서 결과의 묘사와 그 시사점의 논의를 서로 바꾸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여러분은 상기한 바 연구 결과 단락과 논의 단락에서 우리가 고려했었던 것과 동일한 정보들을 찾으면 된다.

다수의 연구를 포함하는 발표는 또한 논의 단락에서 더 일반적인 도입부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단일 연구 발표와는 달라진다. 일반적인 도입부는 연구 발표의 본문 처음을 시작하는 부분인데, 이것은 단일 연구 발표의 도입부와도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양쪽 모두, 연구자는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와 그 이론적이고 본질적인 중요성에 대해 묘사한다. 가설로부터 어떻게 유도되는지, 그리고 해당 문제에 대한 과거의 탐구들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같은 것도 포함된다. 대조적으로, 다수 연구 발표에서 각개 연구들의 분리된 도입부들은 꽤나 간략하며, 각각의 제시된 연구의 특정 논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많다. 이런 도입부들은 흔히 특정 연구에서 쓰이는 방법들을 묘사하며, 과거의 연구들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질문, 동일 논문의 과거 연구들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질문들에 답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일반화된 논의 단락은 단일 연구의 논의 단락과도 유사하지만, 좀 더 스케일이 크다. 각각의 연구들의 논의 단락에 담긴 정보들을 모두 제시하지만, 그것들을 한데 모았을 때 나타나는 시사점도 고려한다. 일반화된 논의 단락은 연구 프로그램의 핵심 아이디어를 두드러지게 드러낸다. 흔히 그것은 연구 프로그램의 핵심적 발견을 간결하게 요약하면서 시작하고, 그것이 당초 가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시사점은 무엇인지도 보여준다. 따라서, 일반화된 논의 단락을 시작하는 요약은 각개 연구 발표들의 논의 단락 시작 부분의 상대자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은 논문에서 제시하는 연구의 요약을 제시하며, 처음 읽었을 때는 프레임워크를 잡아주는 데에, 마지막에 읽었을 때에는 여러분이 논문의 핵심 요점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3.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연구 보고하기

연구 발표는 한 명의 연구자 혹은 한 집단의 연구자들이 특정 문제를 어떻게 탐구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따라서 연구 발표는 선형적이고 서사적인 구조로서 처음과 중간, 끝이 존재한다. 연구 발표 글쓰기와 관련하여 Bem은 연구 발표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은 모래시계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 처음에는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진술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연구의 특정 주제로 초점을 좁혀 가며, 다시금 논의를 확장하여 더 일반적인 고려로 나아간다." (1987, p. 175)

이 형태는 과학적 탐구의 대략의 과정과도 동일하다. 연구자들은 (1) 광범위한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과거의 경험적 발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그것보다 더 좁은 가설의 세트를 형성하고 (도입부), (2) 이들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한 명확한 조작화의 특정한 세트를 설계하며 (방법), (3) 그 방식으로 수집된 관찰들을 분석하고 그것이 당초 가설을 지지하는지 판단하고 (연구 결과), (4) 그 발견들의 더 폭넓은 이론적 및 실천적 시사점들을 탐색하면서 그것이 어떻게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공헌하는지 고려한다 (논의). 실제 연구들은 서로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비록 이 단계들이 다소 작위적인 구분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연구 발표의 내부 논리를 설명하는 것을 돕는다.

연구 발표를 독해하는 동안에, 이 선형적 구조를 의식하라. 비록 언뜻 보기에 서로 분절된 일련의 사실들처럼 보이는 것들을 기억하기가 어려울지라도, 점차 이해하기 쉬워지고 되새기기도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연구 발표가 하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임을 항상 기억하라. 그것은 여러분이 독해한 정보를 구성하는 데에도, 그리고 나중에 떠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 발표를 이야기로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편리한 은유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연구 발표 '자체' 가 곧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두 가지 요소의 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째는 무엇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고, 둘째는 왜 그것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과학을 단순히 사실들의 카탈로그를 만드는 것처럼 바라보기가 쉽지만, 사실 얼토당토않은 생각이다. 사회심리학을 비롯하여 모든 과학의 목표는 사실을 '설명' 하는 것이며, 그 사실에 대한 '왜' 를 설명하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은 발견과 그 정당화 사이의 동적인 상호성 위에 세워졌으며, 관계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찰과 그것들의 이론적인 설명 사이의 대화이다. 비록 연구 발표들이 실제로 체계적인 관찰을 통해 신선한 사실들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이들 사실들은 아이디어를 위해서 제시되는 것이다. 외따로 떨어진 사실은 사소할 뿐이다. 설명적 이론으로써 한데 묶인 사실들이 곧 과학이다. 그 안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자가 정말로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분은 그들의 발견과 관련하여 그들이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이야기의 남은 부분

"정말로, 연구 같은 것은 없다. 오직 연구, 더 연구, 계속 연구만이 있을 뿐이다." (Bowering, 1988, p. 95)

일단 여러분이 연구 발표를 쭉 독해했고, 연구자의 발견과 그 설명들을 이해했다 해도,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떠한 발견의 세트이건 간에, 그에 대한 해석은 하나 이상이다. 다른 연구자들은 동일한 사실의 세트에 대해서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게 마련이다.

고약한 통념을 없애기 위한 시간을 잠시 갖도록 하자. 그 통념이란, 연구자들이 오직 그 발견 및 해석의 독자들을 위해서 냉정한 자세로 연구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연구자들은 독자들을 이해시킬 뿐만 아니라, 또한 그들을 '설득하고자' 한다 (Sternberg, 1995). 연구자들은 여러분에게 그들의 아이디어가 옳다는 걸 납득시키고자 한다. 발견의 세트에 대해서 단 하나의 설명만이 있을 리 없다. 분명히, 어떤 설명은 다른 것들보다 더 우월하고, 어떤 것은 가용한 데이터에 더 잘 부합하며, 더 검약적인 설명이 있고, 의심스러운 가정을 덜 포함시키는 것이 있다. 여기서의 요지는 연구자가 그들의 아이디어에 매우 열정적이며 여러분이 그것을 믿었으면 하고 바란다는 것이다. 그들의 아이디어를 여러분이 받아들일지 말지는 여러분에게 달렸다.

사회심리학자들을 영업사원들과 비교해 보자. 양쪽 모두 여러분에게 뭔가를 판매하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의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상품인지 차이일 뿐이다. 여러분은 그 판매되는 것을 구입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간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 만일 영업사원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그 상품에 대해 주의 깊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높여 가며 정신을 빼 놓는다면, 여러분은 필요치도 않은 기준 미달의 상품을 구입하는 데 이를 것이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사람들은 점차 냉소적이게 되고, 아예 모든 홍보에 대해서 마음을 독하게 먹게 될 것이다. 이 정도까지 가는 건 위험하다. 여러분이 대체로 비판적인 정도라면, 진정으로 유용한 상품들을 구입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유추를 통해, 여러분이 연구 발표를 읽는 데에 지나치게 비판적이라면 여러분은 몇몇 진정 유용한 아이디어들을 놓치는 일을 걷잡을 수 없이 반복하게 될 것이다. 어째서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그 아이디어들이 빛을 비추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 논의는 연구 발표를 독해할 때 얼마나 비판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그 발표를 독해하는 목적에 따라 달렸다. 만일 여러분이 단순히 연구자가 특정 쟁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배우기 위해서라면, 대체로 지나치게 비판적일 필요는 없다. 만일 여러분이 새로운 연구를 계획하기 위한 기초로서 그 연구를 사용하고 싶어서라면, 여러분은 조금 더 비판적일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연구 방법과 심리학적 이론에 대한 이해를 형성함에 따라서, 여러분은 연구에 대해 다양한 수준에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어떤' 하나의 연구든 간에 어느 수준에서든지 비판받을 수 있다. Jacob Cohen이 말했듯이, "성공적인 연구 하나가 쟁점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단지 어떤 이론적 제안을 어느 정도 더 그럴싸하게 만들 뿐이다" (1990, p. 1311). 따라서 연구 발표의 소비자로서 여러분은 대체로 비판적이면서도 대체로 수용적이도록 섬세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연구 발표를 읽는 동안, 최소한 처음에만큼은, 여러분의 불신을 거둘 필요가 있다. 연구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하라. 즉, 발견들과 그것들이 획득된 방식으로서의 사실들을 이해하고, 그에 대해 제안된 설명, 곧 연구자가 그게 무슨 뜻인지를 해석한 것을 이해하고자 하라. 저자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면 그 다음에 연구를 비판하는 일에 착수하라.

연구 발표는 중요한 보존적 기능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그 결과물들을 문서화함으로써 소중한 자극의 기능까지도 수행한다. 그것들은 특정 쟁점에 대한 탐구에 다른 연구자들이 참여하도록 흥미를 불어넣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쟁점, 어쩌면 새로운 쟁점에 대해서 새로운 방법이나 이론을 적용하게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극의 기능이란,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Elliot Aronson이 그의 동료들로 하여금 자신이 출판하는 연구에 대해 "살펴보게 하고, 자극받게 하고, 도발당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그리하여 나아가서는 그것을 더 잘 해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작업을 이어받는다는 점에서 과학의 흥미진진한 점도 바로 이것" 이라고 밝혔던 것과도 같다 (1995, p. 5). 과학은 실제로 누적적인 사업이고, 각각의 새로운 연구들은 그 이전에 진행되었던 (혹은, 가끔씩은 진행되지 않았던) 것 위에 세워진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 논문들은 사회심리학이 살아 움직이도록 한다.

하나의 연구가 새로운 연구들에 영감을 주는 방식은 다양하다. 이를테면 (1) 발견에 대한 대안적인 설명을 제거하려는 목적에서 그 가설의 더 나은 검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게 할 수 있고, (2) 발견에 대해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 혹시 있을지 등, 발견의 한계점을 탐색하게 할 수 있으며, (3) 발견의 시사점을 검증함으로써 그 현상의 과학적 탐구에 공헌하게 할 수 있고, (4) 전혀 다른 탐구의 영역에 그 발견이나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하게 하며, 마지막으로 (5) 정말로 그 발견이 현실의 문제에 빛을 비추어줄 수 있는지 특정한 문제에 대해 검증하도록 촉발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당초 연구의 탁월한 확장이며, 의심할 여지 없이, 한 연구의 발견이 새로운 탐구를 이끌어내는 다른 방법들이다.

연구 발표를 독해하면서 지나치게 일찍 지나치게 비판적이게 되는 것의 문제는, 이 경우 시도해 볼 만한 가능한 후속연구가 첫째 유형, 즉 연구를 더 잘 진행하는 것으로만 그친다는 것이다. 때로 특정 쟁점에 대해 탐구하는 초기 단계에서라면 이것은 바람직한데, 이때의 발견들은 새롭고 어쩌면 예상치 못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기존의 연구를 연장하지 않은 채로 이미 충분히 설득력 있는 연구를 다시 시도하는 것은 인간 행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거의 진전시키지 못한다. 비록 새로운 연구가 "더 나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완벽" 하다고 볼 수 없기에,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어떤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 연구' 조차도 다시 진행해 봐야 하고, 또 다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어떤 시점에 이르면, 연구자들은 다른 네 종류 유형의 탐구를 진행하기에 충분할 만큼 근거가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사회적 행동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가장 진전시키는 연구가 바로 이런 것들이다. 더 많은 연구 발표들을 독해하면서, 여러분은 어떤 연구가 계속 진행됨에 있어서 "충분히 좋은지" 를 결정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낄 것이다. 이것은 다소간 주관적인 판단이므로,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이 출판을 위해 연구 발표를 작성했다면, 그것은 그들이 사회적 행동에 대해 소통하기 위한 뭔가 새롭고 흥미진진한 것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출판을 위해 투고된 대부분의 연구 발표들은 게재 거절 통지를 받는다. 따라서 마침내 출판에 성공한 발표들은 그것을 작성한 연구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것이 출판된 학술지의 편집자와 심사자들이 보기에도 적절해 보인다는 뜻이다. 최소한 이 사람들은 저자들이 작성하여 출판한 연구 발표가 뭔가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때때로 여러분은 모든 학술지 논문들이 똑같지는 않지 않느냐는 점을 들어서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러분에게 추천하려는 것은, 최소한 처음만큼은, 선의를 갖춘 이들 사회심리학자들을 믿어주어도 좋다는 것이다. 그들이 무엇에 그렇게 흥미진진해하는지 확인해 보라.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그것이 여러분을 어디로 이끄는지 살펴보라.

 


 

역자 코멘트

 

석사과정을 막 시작하는 후배 선생님들께 개인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있다면, 읽어야 할 선행연구 논문을 출력해서 들고 다니면서 버스에 앉아서까지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 가며 씹어삼키는 짓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건 논문이라는 특수한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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