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ess, H., & Burger, A. M. (2016). A closer look at social psychologists' silver bullet: Inevitable and evitable side effects of the experimental approach.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11(2), 296-318.

URL: https://journals.sagepub.com/doi/abs/10.1177/1745691615621278

 

A closer look at social psychologists' silver bullet: Inevitable and evitable side effects of the experimental approach
사회심리학자들의 비법 들여다보기: 실험적 접근의 피할 수 없는 부작용과 피할 수 있는 부작용

The main advantage of experimental research lies in the possibility of systematically investigating the causal relation between the variables of interest. The well-known advantages result from (a) the possibility to manipulate the independent variable, (b) random assignment of participants to the experimental conditions, and (c) the experimenter’s control over the operationalization of the variables and the general experimental setting. We argue that it is exactly these elements that constitute core advantages of experimental research but that are─at the same time─associated with side effects, which are often out of focus when researchers derive theoretical conclusions from their experimental findings. We discuss potential restrictions linked to these core elements of experimental research. Implications for both theory development and research design are discussed.
실험 연구가 갖는 핵심적인 장점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들 간의 인과적 관계를 체계적으로 탐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있다. 이 잘 알려진 장점은 (a) 독립 변인을 조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 (b) 실험적 조건으로의 참가자 무선 할당, 그리고 (c) 실험자가 일반적 실험 여건 및 변인들의 조작화를 통제할 수 있다는 데 기인한다. 우리가 주장하려는 것은, 이런 요소들이 실제로 실험 연구의 장점인 것은 맞지만, 연구자가 실험적 발견을 통해서 이론적 결론을 도출할 때에 흔히 간과되곤 하는 부작용 또한 그와 동시에 따라붙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실험 연구에 있어서 이런 핵심 요소들이 어떻게 잠재적인 제약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논의한다. 이론의 개발과 연구 설계에 있어서 이것이 어떤 시사점을 갖는지도 논의하겠다.

 


Herbert Bless
허버트 블레스

Axel M. Burger
액셀 M. 버거



(사회)[1] 심리학자들이 연구 질문을 탐구하기 위해 방법론의 세계를 들여다볼 때, 그들은 우선적으로 실험적 접근이 가능한지를 흔히 살펴보곤 한다. 다른 방법론적 접근보다 우선하게 되는 핵심적인 이유는, 실험적 절차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탐구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지켜보는 사람들의 수를 실험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연구자들은 부조행동에 있어서 방관자들의 수가 영향을 끼치는지 아닌지를 평가할 수 있다.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이 (이를테면 성격 변인이나 사회경제적 배경처럼) 조작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사회심리학계의 연구자들은 대개 실험에 의존한다. 흥미롭게도, 심지어 결정적인 변인을 조작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서조차 연구자들은 (이를테면 상대적인 사회경제적 지위를 조작하는 것과 같이) 그 변인에 근접한 다른 무언가를 실험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사회심리학 교과서들과 학술지들을 살펴보면 실험적 접근이 사회심리학적 연구 문제를 탐구함에 있어서 "비법" 이라는 것을 거의 의심하지 않으며, 사회심리학자들은 가능하기만 하다면 언제든지 그것에 매달린다 (최근의 리뷰를 원할 경우, Wilson, Aronson, & Carlsmith, 2010을 볼 것).

우리는 실험적 접근과 그 장점에 무척 많은 빚을 지고 있으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연구를 할 때에도 이 접근법에 흔히 매달린다. 그러나 이 글에서, 우리는 실험적 접근이 부작용을 갖고 있으며 그 실험적 발견으로부터 도출되는 이론적 결론에 있어 시사점이 있음을 논의한다. 이 부작용 중 대부분은 실험적 절차의 본질에 내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의 목적 상, 우리는 실험의 핵심적 요소들을 [표 1]의 첫째 열에 제시함으로써 강조하였다.

첫째로, 실험적 접근은 가정된 인과적 변인이 적어도 두 종류의 서로 다른 값을 갖도록 조작되며 이 조작이 실험자의 통제 하에 놓인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잠재적인 인과적 변인의 양적 또는 질적인 특정은 적어도 하나의 실험적 조건으로 변경될 필요가 있다. 둘째로, 참가자들은 서로 다른 실험적 조건에 무선 할당되며, 이로써 참가자들이 자신이 속할 조건을 스스로 선택할 가능성은 사라진다. 셋째로, 실험자는 실험 여건을 통제한다. 이런 이론화를 바탕으로 하여, 실험자는 독립 변인의 조작화뿐만 아니라 어떻게 그리고 언제 종속 변인이 측정될지까지 선택하고 결정한다. 더 나아가, 이 실험자는 (이를테면 시간, 장소, 지시 등; Wilson et al.(2010)을 볼 것) 가능한 한 많은 상황적 측면들이 조건들 내에 그리고 조건들 간에 일정하게 유지되고자 노력한다. 한편에서는, 가정된 인과적 변인에 대한 조작/변화, 무선 할당, 그리고 실험자의 통제라는 세 가지 실험적 요소들은 명백하며 잘 알려지고 매우 중요한 혜택이 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우리는 이들 요소들이 실험자의 가설이 당초 도출되었던 그 이론에다 실험자의 발견들을 연결시키려 할 때 자주 간과되곤 하는 시사점을 갖는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능성에 대한 시사점에 대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논의한다. 각각의 요소들마다, 우리는 먼저 잠재적인 문제와 그 부작용의 윤곽을 잡을 것이다 (이것은 [표 1]의 둘째 열에 요약되어 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그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에 대해 장단점을 논의하고 시사점을 살펴볼 것이다 (이것은 셋째 열에 요약되어 있다). [표 1]을 한 줄 한 줄 채워가면서, 우리는 실험적 접근의 세 가지 핵심 요소들을 순서대로 다룬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첫째 요소(조작/변화 측면)의 대부분을 정교화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 논의의 목표를 사회심리학에서의 실험적 접근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데 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중요한 "비법" 이 갖는 숨겨진 결과에 대해서 연구자들을 민감하게 만드는 데 둔다는 것이다.

 

실험적 요소 우려점 시사점
조작 - 변화/수준 혼입
- 시간에 따른 조정 대 누적?
- 현저성, 접근성, 기저 수준의 역할?
→ 변화의 문제를 이론화에 반영하라
→ 조작 전에 변인을 평가하라
→ 상관 연구 (독립 및 종속 변인의 평가
    순서를 다양하게 할 것)
→ 반복 조작/피험자 내 설계
무선 할당 - 무선 할당 대 자기선택의 차이로 인한
  서로 다른 심리적 상황
- 특정 상황에 속하는 것과 속하기를
  추구하는 것 사이의 차이에 대한
  관심의 부족
→ 자기선택이 갖는 잠재적 의미를
    이론화에 반영하라
→ 자기선택이 가능한 조건과 그렇지
    않은 조건을 실험 설계에 반영하라
실험 여건에 대한 통제 - 일반적 여건과 조작화에 있어서의
  편향된 표본 추출
(특히 리뷰 논문의 경우) 편향된 표본
    추출과 그 잠재적 한계점, 그리고 경계
    조건을 논의하라
표본 크기 확대/개념적 재현

[표 1] 실험적 요소에 연합된 우려점들과 그 시사점들의 개관.


1. 실험 요소 1: 독립 변인의 조작

특정 개념에 관심이 있는 연구자들은 그 종속 변인이 다른 여러 변인들에게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예컨대, 개인의 부조행동은 방관자의 숫자에도(Darley & Latane, 1968), 돈에 대해서 생각하는지 여부에도(Vohs, Mead, & Goode, 2006), 그리고 그들의 기분이 행복한지 아니면 슬픈지에도(Carlson, Charlin, & Miller, 1988) 영향을 받는다고 정리되었다. 이 접근들의 공통점은 예컨대 기분과 같은 하나의 (또는 다소 적은 수의) 잠재적인 인과적 요인에 먼저 초점을 맞추고, 다음으로 이 잠재적인 인과적 요인을 조작하는 데에, 마지막으로는 초점을 맞춘 인과적 변인이 다른 변인들에 의해 혼입되지 않았음을 보장하는 상태에서 종속 변인의 차이가 앞서의 조작으로 인해 유발되었는지 평가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독립 변인을 조작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이 변인의 특정을 적어도 하나의 실험적 조건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분을 실험적으로 조작함으로써, 연구자들은 실험 조건에 따라 참가자들의 기분을 더 긍정적이거나 더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꾼다. 이렇게 달리함으로써 종속 변인에서 차이가 유발된다면, 인과관계가 추론되는 것이다. 기분과 부조행동 사이의 관계라는 예에 대해서, 이에 상응하는 논의 단락을 읽는 독자들은 "행복한 기분이 부조행동을 증가시킨다" 따위의 진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결론은, 그것이 실제로는 가용한 경험적 근거를 바탕으로 보장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신중히 받아들여야 하는 경우도 있다.

상기했던 예시에서, 어떤 이들은 관찰된 차이가 (a) 부정적 대 긍정적 기분의 절대적 수준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b) 기분의 변화에 의한 것인지 궁금할 수 있다. 논의 단락에서 "행복한 기분은 부조행동을 증가시킨다" 고 진술되는 것은 첫째 대립가설을 제안하는 것으로 보이는 반면, 실제 경험적 근거는 변화라는 측면에 내재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 이 점을 묘사하기 위해, 우리가 기분 조작 이전과 이후에 개인의 기분을 측정했었다고 가정하자. 또한 조작 전에는 두 실험적 조건에서 9점 척도 상의 기분 평균 점수가 5점이 나왔었다고도 가정하자. 더 나아가, 기분의 조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서 조작 후 기분을 평가했을 때에는 긍정적 조건은 모두 2점이 증가하고 부정적 조건은 모두 2점이 감소함으로써, 두 실험적 조건의 평균점수 차이가 4점(3점 대 7점)으로 얻어졌다고도 가정하자. 이제 우리는 두 실험적 조건 사이에서 부조행동에 있어 유의한 차이를 얻었다. 적절한 결론은 무엇일까? 부조행동에서 관찰된 차이가 두 집단 사이의 평균 기분 점수의 절대적 차이를 반영하는가 (3점 대 7점), 아니면 두 실험적 조건 사이의 기분 변화의 유형만을 반영하는가(-2점 대 +2점)? 단순히 실험적 발견만을 들여다봐서는 조작의 관찰된 영향력이 높은 수준 대 낮은 수준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변화에 의한 것인지를 확신할 수가 없다. 논의 단락에서 "긍정적인 기분이 부조행동을 증가시킨다" 고 진술하는 것은 첫째 대립가설에 방점을 찍는 것이다. 그러나 실험적 조작에 기초하고 있는 경험적 발견에는 변화의 측면도 내재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2]

흥미로운 것은, 우리의 비법에 내재된 변화의 측면이라는 것이 실험 연구에서 도출되는 이론적 결론에서는 흔히 경시된다는 것이다. 우리 자신의 연구를 예로 들면, 우리는 기분이 어떻게 인지적 처리 전략에 영향을 끼치는지를 탐구한 적이 있다. 그 어떤 경험적 논문에서도 관측된 발견이 기분의 평균 수준의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기분 상태의 변화 때문인지 언급하지 않았다. 심사자들도, 편집자들도 이 문제를 제기했던 적이 전혀 없었다. 느낌에 대해서라면, Schwarz(2012)가 그의 이론화 과정에서 "개인의 느낌의 변화는 상태보다 더 정보적이다"(p. 294)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정보로서의 느낌 이론에서 중요한 이 이론적 요소는 경험적인 수준에서는 대응될 만한 게 거의 없다시피했다. 우리는 수준 대 변화라는 이 쟁점에 대한 논의의 부재가 기분이나 인지 관련 연구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더 일반적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준을 변화시켜서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이론적 시사점을 갖는 다른 연구 분야들의 예를 조금 들어 보자면, 권력, 자존감, 사회적 지위, 친애 욕구, 고정관념 위협, 또는 불확실성 등이 있다. 지각된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의 차이는 지각된 권력이나 사회적 지위의 증감과 심리적으로 동등한 것인가? 자존감의 증가는 외집단 폄하에 끼치는 영향에 있어서 원래부터 높은 수준의 자존감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것인가, 아니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일 것인가? 이런 변화 이슈에 대해서 Schwarz(2012)와 같이 이따금 직접적인 진술이 제공될 때도 있지만, 우리는 이 중요한 논점이 이론화에 있어서 (그리고 경험적 연구에 있어서도)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느낀다.

변화와 수준 사이의 잠재적인 혼동이 실험 연구에 내재된 측면이라는 점에서, 몇몇 논점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변화 대 수준 요소로부터 유발된 실험적 효과가, 조작의 결과가 조정인지 누적인지와 관련하여 서로 다른 시사점을 갖는지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조정 대 누적의 형태로 나타나는 잠재적 결과가 아닌 기저 메커니즘에 대한 가정으로 넘어가는 것은, 변화 요소가 현저성에 더 밀접하게, 수준 요소는 접근성에 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실험적 효과의 출현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에 직면할 수 있다. 지금부터 우리는 이 두 측면을 논의하고 그 후 어떻게 이 논점을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수준에서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방안으로 넘어가도록 하겠다.

1.1. 변화 대 수준의 결과로서 조정과 누적

이쯤에서 나올 수 있는 한 가지 반론은, 위에서 설명한 바 수준과 변화 간의 혼입이, 문제의 변인이 갖는 심리적 기능을 이해하는 데에는 그다지 중요치 않은 개념적 미묘함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반대로 (변화든 수준이든 간에) 실험적 효과의 원천을 식별하는 것이 중대한 시사점을 가지며, 아마도 문제의 변인이 보여주는 결과에 대해서는 장시간에 걸쳐서 가장 직접적일 것이라고 주장하고자 한다.

많은 연구들은 개인이 변화를 탐지하는 데 특히 민감하며 (예컨대, Olson & Janes, 2002), 이러한 예민함과 함께, 변화는 그것이 아무리 사소한 것일지라도 흔히 특정한 영향력을 끼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심지어 수준의 차이가 (시작점과 비교할 경우에) 지속되더라도, 이러한 변화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 흔히 사라지곤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Brickman, Coates, 그리고 Janoff-Bulman(1978)의 연구는 개인의 삶의 환경의 변화가 그들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만, 그 개인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함으로써 그 변화가 가져왔던 초기의 결과는 점차 사라졌다 (관련된 근거로는, Lucas, Clark, Georgellis, & Diener, 2003을 볼 것). 짐작하건대, 개인은 흔히 처음의 "조작" 이 심지어 아직 효과를 끼치는 동안에도 환경적 변화에 적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예컨대, Frederick & Loewenstein, 1999; Lyubomirsky, 2011). 이 아이디어가 포착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아마도 전망 이론이 있을 것인데 (Kahneman & Tversky, 1979), 이것은 효용이 현재 상태와 관련하여 지각되고 평가된다고 말한다. 현재 상태가 변화 이후에 조정된 것임을 고려하면, 변화는 절대적 수준의 영향력과 비교할 때 특별히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러한 적응 및 조정이라는 관점은, 실험적으로 유도된 변화가 그 지속시간이 다소 짧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러한 변화가 관찰되었을 것이라고 제안한다. 실험적 절차를 들여다볼 때, 경험적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자들이 실험적 조작의 소멸 효과를 의식하고 있다는 점은 쉽게 파악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많은 경우 종속 변인의 평가가 실험적 조작 이후 매우 짧은 시간적 지연을 두고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즉각적인 평가로 인해, 조정의 절차가 그 효과를 끼칠 가능성은 낮다.

예상되는 반론 중 흥미로운 것 하나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문제의 특정 변인이 지속적으로 존재한다면, 그 변인이 갖는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a) 개인은 스트레스가 시간이 지나도록 계속 지속될 때 더욱 큰 고통을 받으며, (b) 약하게 불쾌한 상태가 주는 즉각적인 효과는 강하게 불쾌한 상태가 주는 효과에 비해 더 약할지언정 장기적으로는 더 오래, 더 강하게 지속되고 (Gilbert, Lieberman, Morewedge, & Wilson, 2004), 또는 (c) 고정관념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수행 상황에서 그에 대응되는 고정관념 위협을 감소시키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가시킨다.

다양한 연구 영역들을 고려하더라도, 이와 같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조작과 지연된 측정에 관련된 실험적 근거는 드물며, 우리로서도 이러한 잠재적 효과에 관련해서는 다 알지 못한다 (우리는 우리의 주장이 모든 영역들에서 항상 옳지 않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정한다). 실험적 접근에 있어서 변화는 내재적이며 조정과 누적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한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이 과연 조정되는 것인지 아니면 누적되는 것인지 살펴서 이론화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van Lange(2013, p. 46)는 최근에 사회심리학 연구에서 "찰나의 시간대" 가 흔히 발견된다는 점을 지적했으며, 또한 그는 이러한 "단기적 영향력"(p. 46)에 대한 강조 때문에 이론적 진전이 그다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 연구자들이 실험적 접근법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으로 미루어 짐작하건대, 이 짧은 시간대는 상당한 정도로 만연해 있을 것이다. van Lange의 관찰과 동일하게, 설령 연구자들의 실험적 데이터가 이 문제에 직접적인 결론을 도출하지 않는다 해도, 그들이 최소한 이 논점을 논의라도 한다면 우리는 그것만으로도 이후의 이론적 및 경험적 연구가 촉진될 것이라고 본다.

1.2. 변화의 결과로서의 현저성과 접근성

앞에서 논의했던 바 변화 대 수준 요소의 서로 다른 결과는, 짐작건대 현저성과 접근성이라는 생각에 대한 두 요소의 서로 다른 관계의 결과일 가능성이 다분하다. 심리학적 변인을 변화시킴으로써 그 변인의 현저성 및 접근성은 증가할 것인데, 그 이유는 "변화와 차이는 자극의 절대적 수준에 비해 더 접근성이 높기 때문" (Kahneman, 2002, p. 456)이다. 예를 들어, 개인의 기분을 조작함으로써, 이 변인의 현저성은 아마 증가할 것이다. 개인이 가장 접근성 높거나 혹은 현저한 정보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변화하지 않던 중에 변화한 변인은 상황과 비교할 때 영향력을 끼치기가 더 쉬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어떤 변인의 (여기서는, 기분의) 특정한 효과가 전적으로 실험적 조건 사이의 유도된 상대적 차이 때문인지 아니면 증가한 접근성이 그 효과가 나타나기 위한 필요조건인지 명확히 나누어 말하기가 어렵다. 아마도 "바로 그것이야말로 근간이 되는 이론이 말하는 바가 아닌가?" 같은 반론이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어떤 기저 이론들은 명시적으로 접근성의 생각을 융합시켜서 대응한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경우에, 비록 대부분은 아닐지언정, 이에 대한 명시적인 토의가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다르게 말하면, 우리의 이론들은 흔히 그 관찰된 효과에 대해 상당하게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메커니즘을 명시적으로 다루는 데 실패하곤 한다. 실험적 패러다임에서 접근성이 갖는 역할에 대해, 우리가 고려할 수 있는 질문이 적어도 세 가지 있다: (a) 실험적 조작의 효과성을 확인하는 것이 어떻게 접근성에 영향을 끼치는가? (b) 증가된 접근성이 항상 더 강력한 영향력을 유발하는가? 그리고 (c) 변화의 현저성은 그 독립 변인의 기저 수준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가? 변화 대 수준 혼입에 대한 가능한 해결책으로 넘어가기 전에, 우리는 이 세 가지 질문들을 먼저 다루고자 한다.

1.2.1. 조작 점검과 접근성

어떤 변인의 증가된 접근성은 단순히 실험적 조작에 관련한 변화로부터 유발되는 것이 아니라 실험 여건에 자주 적용되곤 하는 조작 점검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변인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그 접근성을 증가시킨다. 이 메커니즘은 실험 집단과 통제 집단 양쪽 모두에게 적용되며, 조작 점검이 흔히 종속 변인의 측정 전에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영향력도 특히 강하다. 따라서, 심사자들과 편집자들이 흔히 요구하는 바 조작 점검은 문제의 변인의 효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예컨대, Kassam & Mendes, 2013; Kühnen, 2010; Sigall & Mills, 1998을 볼 것). 최소한 일련의 연구들을 통해 특정 조작의 효과성이 미리 나타나게 해서라도, 종속 변인의 측정 전에는 조작 점검을 하지 않는 것을 고려할 필요도 있다.[3] 흥미로운 것은, 조작 점검에 대한 응답이 흔히 매개 분석으로 들어가곤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관점은 독립 변인이 종속 변인에 대해 효과를 갖는 것은 조작 점검으로 인해 그 접근성이 증가되었기 때문이며 조작 점검 없이는 독립 변인의 효과가 덜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험을 지적하는 데 있다 (그 외에도, Fiedler, Schott, & Meiser, 2011을 볼 것).

1.2.2. 증가된 접근성과 실험적 조작의 효과성

변화와 조작의 존재 간 결합이 접근성을 높여서 효과의 강도 역시 증가시킬 수 있다 해도, 어떤 이들은 지나치게 강한 접근성이 잠재적 효과를 낮출 수도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점화에 대한 연구는 특정 개념을 지나치게 대놓고 점화하면 좀 더 미묘한 형태로 관찰되는 점화의 효과를 약화시키거나 혹은 심지어 반대로 나타나게 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었다 (Lombardi, Higgins, & Bargh, 1987; Martin, 1986 Strack, Schwarz, Bless, Kübler, & Wänke, 1993). 접근성은 개인이 그들의 판단에 있어 원치 않는 오염을 인식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이것은 최초의 효과를 상쇄하는 교정의 과정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한 논의로는, Bless & Schwarz, 2010을 볼 것). 따라서, 더 강한 조작은, 그것이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에 관해서 더 두드러지는 변화와 증가된 현저성이 함께할 때, 적어도 특정 조건 하에서는 더 미묘한 조작에 비해서 약한 효과를 이끌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흔히 기저 이론의 더 강한 검증이라고 고평가되곤 하는 미묘한 조작은, 때때로 더 공공연한 조작에 비해서 종속 변인에 대해 더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고려점들은, 이런 효과를 추동하는 것이 증가된 접근성 그 자체가 아니라 오히려 변인에 원치 않는 영향력을 끼치고 교정의 과정을 불러일으키는 실험적 절차의 현저성일 것이라고 짐작되었다는 생각에 의해서 검증되어야 한다 (기분에 관련하여 이 논점을 다루는 문헌으로는, Greifeneder, Bless, & Pham, 2011을 볼 것).

1.2.3. 변화와 기저선 사이의 관련성

현저성과 변화의 결과를 논의할 때, 우리는 실험 연구에 베버-페흐너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베버-페흐너의 법칙에 따르면, 자극들 사이의 차이에 대한 지각은 (즉, 변화의 지각은) 그 자극의 규모에 달려 있다. 주어진 변인의 변화는 그것의 기저선이 높을 때보다는 낮을 때에 더 잘 지각된다. 예를 들어, 1kg 짜리 물건을 들고 있을 때 100g 을 더하는 것은 이미 10kg 짜리를 들고 있는 경우보다 더 잘 탐지된다. 만일 베버-페흐너의 법칙이 실험적 조작에도 적용되는 문제라면, 특정 조작의 결과가 단순히 그 조작의 강도에만 달린 것뿐만이 아니라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의 시작점의 수준에도 달렸다고 기대해야 한다. 만일 선험적인 수준이 높을 때보다는 낮을 때, 작은 변화도 그 효과를 더 잘 보여줄 것이다. 예를 들어, 흔히 그다지 권력을 갖지 못하고 있던 개인에게 추가적인 권력을 선사해 주게 되면, 이미 강한 권력을 갖고 있던 개인에게 더 많은 권력을 부여하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더 많은 심리적 결과를 나타낼 것이다 (단, 여러 이유들로 인해서 정반대의 가설도 도출될 수 있으며, 이것은 이상의 고려를 하는 것의 잠재력과 중요성을 잘 나타내 보여준다). 유사하게, 연구 시작부터 이미 꽤나 행복하던 사람에게 정동적 상태를 증진시키는 것은 처음에 행복하지 못하던 사람에게 똑같은 증진을 제공하는 경우보다 작은 결과를 유발할 것이다. 다시금 말하지만, 실험적 접근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이 주제를 이론화한 사례는 다소 드물다 (예외적인 사례로는, Maglio, Trope, & Liberman, 2013을 볼 것). 짐작건대, 이런 측면들을 다루는 것은 변인을 탐구하면서 더 나은 이해를 얻는 데 공헌할 것이다.

1.3. 변화-수준 혼입이 갖는 이론적 및 경험적 시사점들

변화의 존재와 절대적 수준에서의 차이 사이에서의 잠재적 혼입에 대해 고려하는 것은 이론적 수준에서나 경험적 수준에서나 몇 가지 시사점과 연결되어 있다. 이론에 관해서는, 우리는 변화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이 많은 이득이 된다고 믿는다. 기저 이론은 변인의 예측된 결과가 (a) 절대적 수준 때문인지, (b) 변화 때문인지, 아니면 (c) 양쪽 다인지 윤곽을 잡을 수 있다. 이 논의는 특정 변인에서의 유도된 변화의 효과가 얼마의 시간 후[4] 감소하게 되는지 아니면 유도된 변화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는 장기적 효과를 갖는지에 대한 이론적 논증을 요구한다. 이와 같은 이론화는 결과적으로 조정의 과정을 유발할 수 있는, 그리고 누적적 효과를 야기할 수 있는 변인 간의 변별을 촉진한다. 더 세련되고 정밀한 이론화에 공헌함과 더불어, 이 논점을 다루는 것은 또한 획득된 실험적 발견을 적용적 맥락으로 옮겨 가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우리의 주장은, 많은 경우 이러한 적용이 본질적으로 그 효과들이 접근성의 변화에 수반되는지 아닌지, 그리고 조정 또는 누적의 과정이 나타날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가정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정말로 그렇다면, 이러한 논점들에 대해 우리의 이론들 상당수가 보이는 괄목할 만한 침묵은 사회심리학의 실험적 발견으로부터 이론적 토대를 갖춘 적용을 도출하는 데 있어서 잠재적인 장애물을 형성하게 된다 (이론의 평가와 적용성 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van Lange, 2013 또한 볼 것). 예를 들어, 파란 접시일 때보다 빨간 접시일 때 사람들은 덜 건강한 음식을 더 많이 먹는다 (Genschow, Reutner, & Wänke, 2012; Reutner, Genschow, & Wänke, 2015). 대부분의 상황에서 음식이 빨간 접시에 담겨 나오지 않음을 생각해 보면, 여기서의 실험적 조작은 변화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강고한 실험적 효과가 (Bruno, Martini, Corsini, & Oleari, 2013을 볼 것) 만약에 그들이 지속적으로 빨간 (파란) 접시에 음식을 담는다 해도 여전히 관찰될지, 그리고 이러한 접근이 성공적인 식이요법이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사실, Wänke와 그 동료들 본인들부터가 (Wänke, 개인적 서신, 2015년 7월 2일) 빨간 접시가 개인이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경향에 있어서 지속적인 효과를 유지할지는 불분명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론화에 있어서 변화/접근성 측면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것을 지지하는 것과 더불어, 우리는 이 문제의 일부를 경험적으로 (비록 완전히 해결은 못하더라도) 다룰 수 있는 몇 가지 제안들을 내놓고자 한다. 그 다음에, 우리는 (a)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의 사전 측정, (b) 상관적 근거의 가능성, 그리고 (c) 피험자 내 반복 조작에 대해서 논의한다.

1.3.1.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의 사전 측정

하나의 가능한 경험적 접근은 실험적 조작 이전에 핵심 변인들을 평가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먼저 기분을 평가한 후에 뒤이어 기분 조작을 하는 것이다.[5] 그러고 나면 연구자들은 실험적 조작의 영향력을 검증할 뿐만 아니라 수준 측면과 변화 측면을 분리해낼 수도 있게 된다. 조작 전과 조작 후 측정 사이의 차이는 (혹은 변화는) 계산이 가능하며, 어떻게 이 차이가 종속 변인에 연관되는지도 검증할 수 있다. 관계가 존재할까? 만약 실험적 조건을 통해 유도된 평균-수준 차이가 통제되었다면, 그래도 관계가 존재할까? 이 관계의 크기는 실험적 조작의 효과와 비교할 때 어떠할까? 우리는 이런 접근이 그 해석상의 문제를 끌고 올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것이 변화와 절대적 수준 측면 사이의 관계에 대해 몇몇 유용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특히, 사전 평가를 진행하지 않는 보통의 절차와 결합했을 때, 이러한 근거는 이론화에 있어 상당한 발전을 이끌 것이다.

1.3.2. 상관적 근거 고려하기

상기 논점을 다루는 또 다른 가능성은 상관적 근거를 고려하는 데 있다. 먼저 인정하자면, 상관적 근거는 해석하는 데 있어 많은 문제가 따르며, 이는 거의 모든 사회심리학 교과서들에서 논의된 바와 같다. 그럼에도, 상관적 근거는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이 단순하게 측정된다는 점에서 (그리고 조작되거나 변화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변화의 문제를 비껴갈 수 있다. 더욱이, 접근성 측면은 독립 변인보다 종속 변인을 먼저 측정함으로써, 더 좋게는 두 가지 순서를 모두 따름으로써 (게다가 잠재적 순서 효과는 접근성의 역할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으므로) 다루어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보완적인 상관적 근거는 강력한 경험적 지지를 제공하며, 추가되고 더 세련된 이론화도 가능하게 한다.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관점은 상관적 근거의 역할이 사소하고 열위에 있음을 탓하기 위해서 흔히 나타나는 경향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예컨대, Wilson et al., 2010을 볼 것).

1.3.3. 반복 조작/피험자 내 설계

잠재적인 조정 및 누적의 과정을 다룰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은 반복 조작이나 반복 측정에 있다. 아마도 가장 직접적으로는, 조정 및 누적의 과정은 시간적 흐름에 따르는 잠재적 효과를 조사함으로써 검증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목적을 위해서는 종속 변인을 시간에 따라서 반복 측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계열 분석은 (개관을 위해서는, Velicer & Fava, 2003을 볼 것) 시간에 따라 발생하는 효과와 인과관계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단지 종속 변인을 반복적으로 평가하는 것 이외에 다른 대안은 조작을 반복하는 것이다. 동일한 참가자가 동일한 조작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우리는 최초에 관찰되었던 효과가 유지되는지, 증가하는지, 아니면 감소하는지 검증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참가자가 동일한 처치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상황과, 서로 다른 독립 변인의 수준에 노출되는 상황을 비교할 수 있다 (피험자 내 설계 대 피험자 간 설계의 통계적, 방법론적, 그리고 이론적 측면에 대한 논의로는, Greenwald, 1976; Keren, 1993을 볼 것). 한편으로, 조작의 반복은 조정의 과정이 가능하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 독립 변인의 서로 다른 수준을 반복적으로 부여하는 것은 현저성/접근성 측면을 증가시킨다. 가능하다면, 우리는 이 두 종류의 영향력을 경험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이 비교가 결과적으로는 이론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각적 유창성이 진실 판단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연구로서, 참가자들은 유창성이 높거나 낮은 진술들을 반복적으로 제시 받았다 (이를테면, Dechene, Stahl, Hansen, & Wänke, 2010; Hansen, Dechene, & Wänke, 2008; Reber & Schwarz, 1999). Wänke와 그 동료들은 (리뷰에 대해서는, Wänke & Hansen, 2015를 볼 것) 피험자 간에 유창성이 조작되었을 때에도 (즉 모든 시행에서 유창성이 동일할 때에도) 피험자 내에 유창성이 조작될 때와 비교하여 (즉 각 시행에서 유창성이 다양할 때와 비교하여) 진실 판단의 유창성이 영향력을 갖는지 조사하였다. 상기한 추론을 대입하면, 피험자 내 설계는 상대적으로 유창성의 현저성을 증가시키는 반면, 피험자 간 설계는 반복의 횟수가 증가함에 따라서 조정의 과정을 더욱더 유발시킨다. Hansen과 동료들(2008)은 피험자 내 설계에서 진실 판단에 유창성이 끼치는 효과에 대한 숱한 보고들을 관찰했다. 그러나 참가자 간에 유창성이 조작되었을 때, 진실 판단에 끼치는 유창성의 효과는 작거나 아예 없었다. Wänke와 Hansen(2015)은 이에 대해서 "내적 상태의 변화는 흔히 더 알아채기 쉬우며, 아마도 그 상태의 절대적 수준보다는 그 환경에 대한 진단적 단서와 더 관련이 깊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p. 195; 그 외에도, Shen, Jiang, & Advaval, 2010도 볼 것). 이 결론의 기저에서, Wänke와 Hansen은 유창성이 어떻게 판단과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세련된 이론화를 제공했는데, 이것은 피험자 간 설계 대 피험자 내 설계 사이의 반복 조작을 비교하는 것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수하다 (피험자 간 설계 대 피험자 내 설계에 대한 더 많은 발견으로는, Crawford, Kay, & Duke, 2015를 볼 것. 또는, 결합 평가 대 분리 평가에 관한 개념적 프레임워크에 대해서는, Hsee, Blount, Loewenstein, & Bazerman, 1999를 볼 것).

피험자 내 설계 대 피험자 간 설계의 비교는 간접적으로는 지각된 변화가 다양한 출처를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과도 관련되어 있다. 이 관점에서, Wänke & Hansen(2015)는 변화가 사전의 상태에서 (이를테면, 그 마지막 문항은 읽기 쉬웠다거나) 유발되었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것에서 (이를테면, 사람들은 광고 문구가 읽기 쉬울 거라고 기대한다거나) 유발되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후자의 논점은 실험 중에 참가자들의 행동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서 연구자는 그들의 경험적 조작이 흔히 기대되는 것과 어떻게 달라지는지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문제의 변인이 어떻게 실험실 밖에서 분배되는지에 대해서는 불행히도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우리의 참가자들이 보통 행복한 기분인지 아니면 보통 슬픈 기분인지, 일상에서 권력을 경험하고 있는 것인지, 음식이 주로 빨간 접시에 담겨 나오는 것인지, 우리가 이득 프레임의 상황보다는 손실 프레임의 상황에 더 많이 처하는지 등이다. 참가자들의 실험실 밖 또는 심리학적 실험이 무엇인지에 대한 그들의 통념으로부터 유도된 바 암묵적이거나 명시적인 기대에 의존하여, 똑같은 실험적 조작도 완전히 다른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우리는 변화/조정 논점이 모든 실험적 조작에서 동일한 정도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충분히 인정한다. 우리의 제안은 넓은 의미의 실험적 조작이 개념들을 활성화시키는 데 연결되거나 (이를테면, 사회적 규범이나 고정관념, 공격성 개념, 일화적 기억 등을 활성화시킬 때) 또는 실험적 조작이 심리적 경험을 (이를테면, 기분, 유창성, 불확실성, 조절 초점 등을) 변화시키고자 설계되었을 때에 한해서는 특히 변화 논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만약 참가자가 상당한 다양성이 조작되는 상황에 빈번히 노출되는 환경적 특성에서라면 이 논점은 덜 중요할 것이다. 예를 들어, 대상이 되는 개인의 신체적 외모가 조작되고 그 이후 지각된 주체성 특질과 공동성 특질을 평가하는 경우에는, (최소한 피험자 간 설계일 경우에) 변화 측면은 덜 중요해 보인다.

이 단락의 논의는 변화/조정 논점을 이론적 수준에서건 경험적 수준에서건 다루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논점이 자주 과소평가되거나 도외시되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사회심리학뿐만 아니라 다른 심리학 연구분야에서 이론화를 할 때에는 이 주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매우 유익할 것이다.

2. 실험 요소 2: 무선 할당

실험적 절차에 있어서 참가자를 실험적 조건에 무선 할당하는 것은 핵심적 요소이다. 이 무선 할당은 (일단 성공한다면) 그 실험적 조건이 조작을 가했는지 여부에만 따라 달라지며 서로 다른 실험적 조건에 할당된 참가자들이 다른 변인에 의해서 체계적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장한다. 이처럼 잠재적인 상황적 영향력이 각 조건들에 고르게 분배됨으로써 (즉, 상황적 효과가 계산에 있어 오차항의 기초로서 제공됨으로써) 통제되기 때문에, 실험자는 실험적 조건을 비교함으로써 상황적 인과성을 평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무선 할당은 종속 변인에 대한 실험적 조건 사이의 차이가 조작을 가한 독립 변인 이외의 다른 변인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비록 연구자들이 사람에 의한 원치 않는 효과를 없애기 위해서 무선 할당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그와 동시에 개인의 행동이 사람과 상황의 함수라는 것 역시 알고 있다 (Lewin, 1935; 1951). 오랜 세월 동안, 사람과 상황의 상호작용에 대한 탁월한 논의가 이어져 왔으며 (예컨대, Bowers, 1973; Buss, 1979; Funder, 2008; Kihlstrom, 2013), 이들은 순전히 상황적이거나 순전히 성향적인 설명이 갖는 한계점에 대해 논의했다. 비록 이 상호작용의 정확한 본질이 (예를 들면, 동적 대 정적) 그 기저 모형에 따라 달라질지는 모르지만, 이 두 요소 중 하나를 제거하거나 무시하는 방법론적 접근이 그들의 연결된 상호작용적 영향력을 포착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 이 일반적 가정에 기초하여 무수히 많은 사회심리학적 실험들이 사람 요인을 포괄하였고, 이를 통해서 개인의 성향이 상황적 영향력의 크기 내지 심지어는 방향까지도 거의 대부분 조절할 수 있음을 나타내 보였다.

사람과 상황이라는 논쟁과 별개로, 무선 할당의 심리학적 결과에 대해 추측해 보는 것도 중요하리라 보인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개인이 왜 특정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지 들여다보았다. 여기에는 적어도 세 가지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첫째로, 개인은 우연히 상황에 직면하곤 하며, 어쩌면 심지어 그들의 의향에 반하여 직면하게 되기도 하는데, 이는 무선 할당 절차와 맞아떨어지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권력의 결과를 알아보는 실험에서, 개인은 권력이 있거나 혹은 없는 상황에 무선 할당된다. 둘째로, 개인은 여러 선택지들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직면하기를 원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 상황들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선택의 기회를 제공받았을 때, 어떤 개인은 권력을 갖는 상황을 선택하는 반면 다른 개인은 권력이 없는 상황을 선택할 수 있다. 셋째로, 많은 일상적 상황에서는, 개인은 상황에 할당되지도 않으며 그들이 원하는 특정 상황을 선택하지도 않는다. 개인은 흔히 특정 상황에 이르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그 상황으로 이끄는 특정 활동에 관여해야 한다. 실험적 연구는 어떻게 무선 할당이 (즉, 능동적인 추구와 비교했을 때) 획득된 발견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놀랍도록 침묵을 지킨다. 이것이 흥미로운 이유는, 어떤 상황에 속해 있다는 것이 때로는 그 상황에 속하기 위해 애쓰는 것과 정반대의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권력의 결과에 관련된 실험 연구들은 개인이 고권력 또는 저권력 상황에 무선 할당되었을 때 고권력이 저권력보다 더 긍정적 정동을 이끈다는 것을 보여준다 (Keltner, Gruenfeld, & Anderson, 2003; Kifer, Heller, Perunovic, & Galinsky, 2013). 그러나 개인은 그들의 권력 추구와는 무관하게 무선 할당에 의해서 권력을 부여받은 것이다. 다른 연구에서는 반대로, 권력에 대한 추구가 부정적 정동과 연합되어 있다는 것을 제시했다 (예컨대, Emmons, 1991). 우리가 이 두 발견의 세트를 하나로 엮는다면, 단순히 속하는 것과 손에 넣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다.

2.1.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시사점들

우리의 많은 이론들은 이번에도, 개인이 각 상황들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지 그렇지 못한지의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 변인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 침묵을 지킨다. 대부분의 근거들이 무선 할당의 요소를 품는 실험적 연구에 기반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그 암묵적 가정은 (자기선택법에 비해서) 무선 할당과 그에 상응하는 심리적 결과가 특정 변인의 효과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데 있어 보인다. 비록 무선 할당과 자기선택법 사이의 구분이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우리가 충분히 인정하기는 해도, 우리는 이 구분법이 중요해지는 많은 상황들이 있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이 논점을 이론화하는 것은 의미가 클 것이다.

이론적 분석에 따르면 관심의 대상으로서 주어진 변인에 있어 무선 할당과 자기선택법이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가정해 보자. 그렇다면, 두 조건 사이에서 얻어진 발견을 서로 비교하는 것이 흥미로울 것이다 (인정하건대, 각각의 "실험적" 조건이 참가자들에게는 너무 매력이 없어 보여서 자발적으로는 선택할 리가 없다는 이유로 자기선택법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Gaines & Kuklinski(2011)는 이와 같은 접근의 가능성과 문제점을 정교화했다. 요점은, 그들이 참가자들을 무선 할당 조건 또는 자기선택 조건 사이에서 무선 할당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무선 할당 조건에서 실험자는 참가자들을 실험적 조건 중 하나로 무선 할당한다. 자기선택 조건에서 참가자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조건을 선택할 수 있다. Gaines & Kuklinski(2011)는 어떻게 부정적인 정치적 캠페인이 정치인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의 의문에 대해서 이상의 접근법을 적용했다. 흥미로운 점은, 부정적 캠페인이 통제 집단과 비교할 때 상당히 다른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인데, 이는 참가자들이 부정적 캠페인 조건에 할당되었는지 아니면 그들 자신이 부정적 캠페인의 요소를 제공받기를 선택했는지에 따라 달린 것이었다. 우리의 주장은, 이와 같은 비교의 결과가 실험적 여건의 준비물들이 (여기서는 무선 할당이) 주어지지 않는 상황에 사회심리학을 적용할 때 강력한 공헌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순전히 실험적 절차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은, 실험적 접근법에만 내내 천착하는 것에 비해서, 때때로 우리의 지식과 이론화를 더 잘 진전시킬 수 있다.

3. 실험 요소 3: 실험 여건에 대한 연구자의 통제

실험 연구의 또 다른 핵심 요소는 연구자가 실험 여건에 대해 완전한 통제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독립 변인을 어떻게 조작할지와 종속 변인을 어떻게 평가할지를 선택한다. 그들은 실험적 조작과 잠재적 효과의 평가 사이의 간격을 결정하며, 전체를 한데 모을 수 있는 표지 기사를 선정한다. 더 나아가, 그들은 독립 변인의 영향력과 함께 출현할 수 있는 다른 변인들의 영향력을 제거하거나 최소한 줄일 수도 있다.

이상적으로 보면, 조작화의 선택은 각각의 조작과 평가가 기저 이론에 있어서 얼마나 대표적인지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것은 실제로는 일반적인 여건과 조작화의 표집 과정에서 체계적인 편향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짐작된다 (Fiedler, 2011을 볼 것). 사실, 이 문제는 지난 몇십 년 동안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었다. McGuire(1973)는 자신의 이론에 확신을 갖고 있는 연구자들이 어떻게 그들의 조작화를 (여건, 독립 변인, 종속 변인, 기타 등등) 기대되는 효과가 마침내 관찰될 때까지 몇 번이고 반복하면서 최적화하게 되는지를 묘사했다 (이에 대한 논의로는, Greenwald, 1975 또한 볼 것).
더 최근에는, Fiedler(2011)가 이러한 선택 혹은 표집 편향이 연구 설계나 변인, 측정, 수행된 분석 등의 측면들을 포함한다고 지목한 바 있다. 만일 실험적 조작화가 흔히 기저 이론의 편향된 표본을 표상한다면, 이론적 수준에서나 경험적 수준에서나, 어떻게 편향된 표본 추출의 문제를 다룰 것인가가 중대한 논점이 된다.

우리가 실험 여건의 전구유형적 측면을 들여다보았을 때 편향된 표본 추출 문제는 더욱 명확해진다. 예를 들어, 연구자들들은 상당한 가단성을 지닌 새로운 판단적 대상을 선호하며, 또한 개인적 결과에 거의 혹은 아예 연결되지 않은 가설적 시나리오 및 판단 혹은 의사결정에 자주 의존하는 것처럼 보인다. 변화에 대한 단락에서 묘사했듯이, 조작과 그 효과에 대한 평가 사이에는 상당히 짧은 간격이 존재한다. 흔히들, 조작 점검은 종속 변인의 측정보다 선행하므로, 따라서 조작된 구성에 대한 접근성을 증가시키게 된다. 많은 경우에 사회적 상황에 대한 정보는 언어적으로 전달되며, 사회적 상황을 다룸에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실험실) 실험 참여에 동의함으로써, 참가자들은 대개 실험자에게 일정 시간 동안 협력하기로 (어디까지나 협력일 뿐, 우리는 요구 효과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지 않다. 이에 대한 논의로는, Bless, Strack, & Schwarz, 1993을 볼 것) 동의하는 셈이다. 그러고 나서, 실험 여건은 흔히 다른 화성화된 동기화와 목표들을 제거하거나 줄이게 된다. 그 결과로, 그 독립 변인은 일종의 동기화의 진공 속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인정하건대 상기 묘사와 사뭇 다른 많은 연구들이 있을 것이며, 예를 들면 개인이 다른 사람들과 실제로 상호작용하는 연구나, 개인이 실제로 개인적 결과를 지각하게 되는 연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일반적으로 보면 상기 특성이 실험적 사회심리학 연구에서 매우 자주, 그리고 지배적인 요소로서 나타난다고 제안한다.

3.1.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시사점들

상기 요소들 중 상당수가 독립 변인의 효과에 기여하는 것은 명확해 보인다. 다시 한 번, 우리는 실험적 접근이 잘못된 해석을 이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험의 힘에 의지함으로써 우리가 흔히 자신의 결론을 위한 편향된 표본 추출이 갖는 시사점을 일반적 수준에서나 이론적 수준에서나 경시하곤 한다고 제안한다. 사실, 영가설에 대한 거부는 흔히 "X가 Y에게 영향을 끼친다" 는 귀납적 추론으로 이어진다 (영가설 검정의 논리에 대한 일반적 논의로는, Krueger, 2001을 볼 것). 잠재적인 조절 변인들이 흔히 다루어지지만, 어떻게 실험자가 연구 여건을 선택하고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일반적 문제에 이 조절 변인들이 연결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시 말해, 설계 및 조작화에 있어서의 선택적 표본 추출에 대한 논의는 흔히 간과된다.

편향된 표본의 형성을 숨김으로써, 우리는 기저 이론의 한계와 경계 조건을 놓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논점을 다루는 것은 기저 이론의 정확성을 높일 것이며, 이것은 이론의 평가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가 된다. 인정하건대, 이런 측면을 명확히 하는 것은 한편으로는 간명성과 일반성을 낮추게 되기도 한다 (이 논점에 대한 논의로는, Gawronski & Bodenhausen, 2015를 볼 것). 더욱이, 모든 실험들의 잠재적 한계와 경계 조건을 다루는 것은 길고 오래 걸리는 노력이 되기도 하며, 우리는 모든 각각의 실험들에 대한 조작화와 설계의 표본 추출에 대한 포괄적인 논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일반적으로는, 특히나 이론이 리뷰의 형식으로 제시될 때에는 (예를 들어, 리뷰 논문의 투고를 받고 있는 실험사회심리학발전, 심리학검토, 유럽사회심리학검토 등의 학술지) 이 측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이런 리뷰 시리즈를 읽는 일반적인 독자들은 이러한 이론적 고려를 원래 바람직한 정도만큼 자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보아, 동일한 연구 질문을 다루는 다양한 방법들, 설계들, 그리고 조작화들을 적용함으로써 경험적 지지를 넓히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자극 추출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로는, Wells & Windschitl, 1999; Westfall, Judd, & Kenny, 2015를 볼 것). 상기 관점으로 미루어 보면, 최초 관찰된 효과가 실험적 절차의 어떤 알려지지 않은 측면 때문에 잠재적으로 유발되었던 것인지 여부를 개념적 재현이 다룰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매우 유용한 답이라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직접재현과 개념재현 간의 논의에 대해서는, 이를테면 Stroebe & Strack, 2014; 그 외에도 Brandt et al., 2014; Cesario, 2014; Lykken, 1968; Schwarz & Strack, 2014를 같이 볼 것). 개념재현이 상황의 표본 추출을 넓히는 데 적합한 해결책인 반면 (그 사례로는, Stroebe & Strack, 2014를 볼 것), 추가적으로 우리는 서로 다른 개념적 재현이 그 실험의 일반적 측면을 서로 너무 많이 공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개념재현을 지지하는 사례로는, Schwartz, 2015를 볼 것). 우리 연구 분야를 이끄는 최고의 학술지들에서 보고되는 실험 연구들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마치 어떤 측면들은 실험 여건을 막론하고 늘 똑같은 것마냥 보이며, 심지어 그 연구들이 개념재현이라 불릴 만한 범주에 들어가는 경우에도 그렇다.

실험자의 통제력에 대해 인정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실험 여건과 참가자의 추출이 또한 효과 크기의 해석에 있어 시사점을 갖는다는 것이다. 효과 크기는 예를 들어 특별히 강력한 조작을 할 때에도 증가할 수 있다. 설득 연구를 예로 들면, 논증의 질적 측면의 효과는 어떤 논증이 선택되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함수이다. 더 나아가, 효과 크기는 실험자가 외부로부터의 소음의 변동이 없도록 한다거나 혹은 표본이 (이를테면 연령이나 배경 등에 있어) 이질적이기보다는 오히려 동질적이도록 하는 등, 더 많은 통제를 가할 때에도 증가한다. 따라서, 효과 크기는 또한 연구자가 실험 도구, 여건, 그리고 참가자들을 어떻게 추출하는지에 대한 함수이기도 하다. 여러 연구들 간에 효과 크기를 비교해 보면, 핵심적인 해석은 늘 관심의 대상이 되는 서로 다른 변인들 간의 개념적 차이에 달려 있는 듯 보이는 반면, 그 조작화의 선택 과정은 덜 자주 논의되곤 한다. 더욱이, 상기 논의했던 이유로 인해, 실험실에서의 실험으로 얻어진 효과 크기는 흔히 응용적 여건에서의 효과의 강도에 대해서는 별 의미가 없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실험실에서의 실험은 변인들 간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거를 제공하기 위해서 설계되지만, 바깥 세상에서 그 관계의 강도가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서는 꼭 정확히 알려주는 것만은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실험적 접근이 잘못된 해석으로 우리를 이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 전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실험의 힘에 의지함으로써 우리가 흔히 자신의 결론을 위한 편향된 표본 추출이 갖는 시사점을 일반적 수준에서나 이론적 수준에서나 경시하곤 한다고 제안한다.

4. 일반적 결론

이 글에서 우리는 실험적 접근의 핵심 요소로서 조작과 무선 할당, 그리고 실험 여건에 대한 실험자의 통제를 논의했다. 우리의 주장은 이런 요소들이 실험적 절차 속 수많은 장점에 공헌함에도 흔히 간과되곤 하는 부작용들과 잠재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의 논의가 문헌의 다른 곳에서 논의되었던 바 실험 진행의 구체적인 과정의 맥락적 세부사항에서 기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관을 위해서는, Nichols & Edlund, 2012를 볼 것) 그 실험적 절차의 핵심 요소들로부터 기원하는 부작용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Klein 등(2012)을 예로 들면, 실험적 발견을 해석할 때 실험이 처한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최종적 논의에서, 우리는 범위를 확장시켜서 이 글에서 제기한 요점들이 이론화, 경험적 연구, 그리고 출판 시스템의 구조적 측면에 갖는 시사점들을 짚어본다.

그 어떠한 경험적 연구든 간에 한계와 제약이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어떠한 연구든, 그것이 실험 도구를 선별하고 참가자들을 선택하여 정해진 시간에 평가를 진행하는 한, 제약이 걸린 상태로 진행되는 것이다. 우리의 핵심적인 우려 중 하나는, 연구자들이 그들이 획득한 발견을 토대로 이론적 결론으로 이동할 때 이런 제약들이 거의 고려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귀납적 접근법으로 인해, 자료가 어떻게 획득되었는지에 대한 제약이 논의되는 경우는 특정 제약이 발견된 내용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설득력 있는 가정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실험실 연구는 일요일에 진행되지 않는데, 이는 정동적 상태가 인지적 처리과정을 조절하는 방식에 주말이라는 날짜가 그다지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상기 주말이라는 예시와는 다르게, 실험적 접근의 핵심 요소들은 흔히 추가적인 논의를 필요로 한다고 제안하고자 한다. 변화는 효과를 관찰하기 위한 중요한 조건 내지는 필요조건이 되는가? 그 효과는 기저의 구성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될 때 나타나는가? 참가자들이 각각의 상황을 스스로 선택하는 경우에도 효과는 관찰될 것인가? 실험적 조작의 효과는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 조작이 반복되거나 혹은 지속적으로 유지될 때 누적 또는 조정을 기대할 수 있는가? 이런 논점들이 실험적 접근에 밀접하게, 그리고 부분적으로는 불가피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우리의 이론이 이들 질문들에 대해 드러내는 근시안은 놀랍기까지 하다. 우리는 이런 질문들을 이론적 수준에서 다룸으로써 그 기저 이론과 관련된 실험적 자료를 더 잘 해석하게 될 수 있다고 제안한다. 나아가 암묵적인 가정을 명시적이고 검증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이론을 세련되게 하고 날카롭게 만들 수 있는데, 이것은 van Lange(2013)가 심리학 이론 평가의 핵심 기준으로 논의했던 것이다.

우리의 논의에서 우리는 실험과 그 기저 이론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흔히 이 관계는 '내적 타당도' 라고 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것은 우리의 분석의 시사점이 또한 외적 타당도에도, 그리고 실험적 발견이 어떻게 일반화되고 실험실 밖 여건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에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잠재적 적용은 우리의 이론이 그들의 경험적 지지가 제약되는 경우에 대해 놀랍도록 침묵을 지키게 되는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가능한 '적용' 은 '이론적' 질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적용을 할 때에는 동일한 참가자에게 동일한 조작이 반복되는 경우 특정 효과가 감소할지 혹은 누적될지에 관련된 (이론적) 질문에 대응하고 그것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적용이 우리의 현재 토의의 핵심적 주제인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제한적 (혹은 비제한적) 조건을 융합하여 우리의 이론을 개선하는 것이 사회심리학 연구의 더 나은 적용에 공헌할 수 있다고 강하게 믿는다 (이론 평가의 기준점으로서 적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로는, van Lange, 2013을 같이 볼 것).

그래서, 우리가 이것을 모르고 있는가? 우리가 제약된 조건 하에서 우리의 이론을 검증한다는 것을 우리가 모르는가? 당연히 우리는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떻게 이런 제약들이 우리의 이론화에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해 명백하게 표명하는 데 자주 실패한다. 여기서 우리는, 경험적 연구 논문들에 이런 논의가 다소 적고, 리뷰 논문에서도 체계적인 논의가 부족하다고 본다. 더욱이, 이런 논점들에 대한 체계적인 논쟁은 실험법을 소개하는 경우에는 진행하기가 어렵다 (이를테면, Wilson et al., 2010). 이 글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비법(즉 실험적 접근)을 내려놓자고 제안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신에 지배적 연구 접근법이 갖는 잠재적인 부작용에 대해 더 민감해져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의 논의는 우리가 개괄했던 바 경험적 연구에 있어 몇 가지 시사점을 갖는다. 일반적으로, 실험적 접근에서의 제약이 획득된 결과에 영향을 끼치는지 여부를 경험적으로 검증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연구에서 획득된 발견이 실험 도구 및 여건에서의 원치 않는 혹은 의도적인 선별적 표본추출 때문에 나타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개념적 재현은 핵심적이다 (Fiedler, 2011; Greenwald, 1975; Schwartz, 2015를 볼 것). 중요한 것은, 획득된 발견이 최초의 효과를 지지하거나 혹은 대립되거나의 여부와는 무관하게 개념적 재현이 의미 있다는 것이다. 성공적인 개념적 재현이 기저 이론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반면, 성공적이지 못한 개념적 재현은 가설적 효과를 조절하는 변인을 제시하며, 나아가 기저 이론을 더욱 세련되게 개선시킨다. 개념적 재현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우리의 연구 영역은 새로운 이론을 도입하는 것과 더 오래 된 이론의 잠재력과 한계점들을 검증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관련된 주장에 대해서는, Fiedler, 2004; Kruglanski, 2004를 같이 볼 것).

상기한 분석이 제안하는 바는, 몇몇 개념적 재현들이 완전히 실험실 밖에서 진행된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열위에 있다고 흔히 간주되는 근거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설적 효과에 대해서 두 건의 실험 및 한 건의 상관 연구를 진행하는 것보다 세 건의 실험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일견 더 나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논의에 따르면, 실험적 접근으로는 제대로 다룰 수 없는 논점들을 상관 연구가 조명할 수 있다.

현재 우리의 분야는 잠재적인 사기나 직접재현의 문제, 혹은 p-해킹 문제와 같은 여러 논란들로 고생하고 있다. 이들 논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우려는, 보고된 발견들이 기저 이론에 비추어 결정적이냐는 것이다. 우리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의심스러운 연구 관행들에 대한 현재의 두드러지는 논의에 비추어 볼 때, 이 글은 적절하게 수행된 실험에서 제기되는 해석 상의 문제에 대해 더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을 견지한다.

[1] 사회심리학이라는 우리의 배경을 고려할 때, 비록 실험의 일반적인 논리가 사회심리학 연구에만 제한되는 것이 아닐지라도, 우리는 일차적으로 사회심리학의 관점을 취해서 실험적 접근의 잠재적인 부작용을 다루고자 한다.

[2] 중요한 점은, 극단적 사례에서 우리는 심지어 정반대의 시사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긍정적 기분 조건에서의 일부 참가자들이 2점이라는 상당히 낮은 점수로 시작했으며, 조작으로 인해 그들의 기분이 4점으로 증가했다고 가정하자. 그리고 한편으로는, 부정적 기분 조건의 일부 참가자들이 8점이라는 상당히 높은 점수로 시작했으며, 조작으로 인해 그들의 기분이 6점으로 감소했다고 가정하자. 이 두 하위 집단에 대해서는 변화와 수준의 관점이 정반대의 시사점을 갖게 되는데, 그 이유는 더 낮은 절대적 수준이 증가와 연합되었고, 더 높은 절대적 수준이 감소와 연합되었기 때문이다.

[3] 중요한 점은, 우리가 완전한 제거를 옹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오히려, 조작 점검이 적용되었을 때와 적용되지 않았을 때의 독립 변인의 영향력을 비교할 것을 제안한다. 만일 서로 다른 효과가 얻어진다면, 연구자는 그때 그들의 기저 이론의 결과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4] 시간에 따르는 감소에 있어 몇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는 것은 생각의 여지가 있다. 첫째로, 관찰된 효과는 개인이 새로운 수준에 맞추어 조정되었기 때문에 감소했던 것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개인은 직업 활동에서 승진 등으로 인해 더 많은 권력을 부여받지만, 그 새로운 상황에 맞추어 스스로를 조정함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권력은 (그것이 여전히 주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생애 만족도에 끼치던 영향력을 상실할 수 있다. 둘째로, 최초의 변화는 (이를테면, 영화 관람과 같은 이유로 인해 증가된 기분의 수준은) 단지 일시적이기 때문에 그 선행적 변인은 (여기서는, 기분의 더 높은 수준은)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 셋째로, 동일한 조작이 반복되면 습관화가 유발되어 그에 대응되는 심리적 상태를 불러일으키지 못할 수 있다.

[5] 우리는 핵심적 변인의 사전 평가가 항상 가능하지는 않다는 것과, 그것이 참가자들의 추가적인 주의를 끌어서 결국 실험 조작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거나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다. 

 


 

역자 코멘트

 

실험적 조작을 통해서 지각된 권력이 '높아진' 참가자의 심리는, 원래부터 '높은' 권력을 만끽하는 현실 속 권력자들의 심리와 같다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본 사회심리학도에게는 위의 논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위와 같은 진지한 고민을 하는 문헌이 있는 한, 우리의 실험은 준실험이 아닐 수 있는 것이며, 사회심리학도로서 우리는 분명히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

Jordan, C. H., & Zanna, M. P. (1999). How to read a journal article in social psychology. The self in social psychology, 6, 461-470.

URL: https://scholar.googleusercontent.com/scholar?q=cache:dc090twDijUJ:scholar.google.com/+%22How+to+read+a+journal+article+in+social+psychology%22&hl=ko&as_sdt=0,5

 

How to Read a Journal Article in Social Psychology
사회심리학 학술지 논문을 독해하는 방법

 


Christian H. Jordan
크리스천 H. 조던

Mark P. Zanna
마크 P. 잰나



처음으로 학술지 논문을 접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리고 그 이래로 계속 접할 때에도, 그들은 그 단어 하나하나까지 씹어삼키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논문의 처음부터 단어를 하나씩 하나씩 읽어내려가며, 마침내 마지막에 도달했을 때 살짝 어리둥절해하면서도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물론 이게 끔찍한 전략이라는 것은 아니다. 학술지 논문이라는 것은 실제로 독자로 하여금 이런 방식을 따르게 하는 논리적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심리학을 배우는 학도로서, 지엽적인 내용은 잘라내고, 생소하고 복잡한 통계는 피해 가면서, 여러분이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에 집중하게 할 수 있는 더 효율적인 전략이 존재한다. 학술지 논문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에 대한 사전지식 및 그것들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약간의 실질적인 조언을 얻는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학술지 논문을 더 효과적으로 독해할 수 있다. 흥미가 당긴다면, 계속 읽어보시라.

학술지 논문은 사회심리학의 내부에서 벌어지는 작업들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창문이다. 그것들에는 사회심리학자들이 어떻게 가설을 형성하는지, 어떻게 실증적인 연구를 설계하는지, 그들이 수집하고 관찰한 것들을 어떻게 분석하는지, 그리고 그 분석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지가 기록되어 있다. 학술지 논문은 또한 귀중한 자료 보존의 기능을 담당하는데, 그것은 바로 사회심리학의 공통되고 누적된 지식이 가득 보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과거의 선행연구들을 문서화하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시도해 봤었던 탐구의 길을 다시 추구하는 일 없이, 연구자들이 사회적 행동에 대한 기존의 발견을 쌓아올려서 이해를 증진시키도록 한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점은, 연구의 결과물이 동료들이나 학생들과 같은 타인에게 공유되지 않는다면 그 연구가 절대 완료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그렇기에 논문은 본질적으로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게 읽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이 여러분을 방심하게 만든다. 처음 독해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 학술지 논문은 그저 재미있게만 느껴진다. 대조적으로, 그것들은 켜켜이 쌓인 전문용어들뿐만 아니라 여러분을 위협하는 온갖 모호한 통계에 의해서 읽기 벅차고 난해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바로 이 사실을 인지하면서, 우리는 여러분이 더 폭넓은 식견을 갖추고 학술지 논문을 더 편안하게 읽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들을 이 글을 통해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다양한 흥미로운 주제들을 연구하며, 그 내용은 편견과 차별에서부터 문화, 설득, 호감과 사랑, 동조와 복종, 공격성, 그리고 자기(self)에까지 걸쳐 있다. 우리의 일상적 삶 속에서, 이런 주제들은 우리가 이해하고자 매일같이 애쓰는 것들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런 주제들에 대해서 풍부한 아이디어들과 더불어 체계적인 관찰의 내용을 학술지 논문을 통해서 제시한다. 학술지 출판 과정 속에서 그 주제들이 지니고 있는 흥미로움과 신기함이 상실된다면 그것이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하며, 여러분 역시 흥미로움과 신기함을 이 글의 마지막까지 잃지 않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학술지 논문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그 중에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거나, 기존의 문헌들을 검토하거나, 이론을 다루는 것들도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연구 발표(research report)는 독자적인 연구나 일련의 연구들을 공식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리뷰 논문(review article)은 기존에 출판된 작업들을 대체로 특정한 관점이나 이론의 안내를 받으면서 평가하는 조사이다. 리뷰 논문의 저자는 규정된 문제에 대한 기존의 탐구들을 요약하고, 지금까지 그 해결을 위해서 어떤 진전이 이루어져 왔는지 논평하며, 향후의 연구가 요청되는 문제의 영역들을 제시한다. 이론적 논문(theoretical article)도 똑같이 기존의 연구를 평가하지만, 여기서는 경험적 발견들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의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서 저자는 여러 발견들을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을 내놓을 수도 있고, 경쟁하는 여러 이론들을 대비할 수도 있으며, 어떤 하나의 이론이 다른 이론보다 더 우월한 이유를 제시할 수도 있다.

우리의 글에서는 일차적으로 연구 발표를 읽는 방법에 초점을 맞출 것인데, 몇몇 이유가 있다. 첫째, 사회심리학에서 출판된 문헌의 상당수가 연구 발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둘째, 리뷰 논문에서 제시된 요약이나 이론 논문에서 제기된 아이디어들이 연구 발표를 통해서 제시된 발견들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사회심리학에서 어떻게 연구가 이루어지는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 독자적 연구 발표를 능숙하게 독해하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더 나아가, 이론 논문은 하나의 이론을 다른 이론과 맞부딪쳐 보거나, 새 이론을 통해 도출된 신선한 예측을 검증하는 연구들을 빈번하게 보고한다. 이러한 이론적 주장들이 얼마나 타당한지를 가늠하려면, 기본적 발견들에 대해서 깊이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연구 발표들은 초보자들이 생소할 수 있는 일정한 양식에 따라서 작성되어 있다. 리뷰 논문이나 이론 논문의 양식은 덜 표준화되어 있으며, 오히려 교과서처럼 대부분의 독자들이 이미 익숙한 학술적 저술의 형태에 더 가깝다. 물론, 그런 논문들이 연구 발표보다 더 읽거나 이해하기가 쉽다는 의미는 아니며, 실제로는 그것들도 무척 힘겨울 수 있다. 단지, 연구 발표에는 글쓰기에 적용되는 규칙들이 더 많기 때문에, 그것을 독해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라인 또한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뿐이다.

1. 연구 발표 해부하기

사회심리학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심리학계의 연구 발표들은 미국심리학회(1994)에서 규정한 표준 양식을 지켜서 작성된다. 이 양식은 저자에게나 독자에게나 매우 요긴하게 쓰인다. 저자에게는 그들의 아이디어와 발견들을 명확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제시할 수 있게 한다. 결과적으로 독자는 일단 그 양식을 이해하기만 한다면 어떤 새로운 연구 발표를 접하든지 간에, 그 구체적인 내용과 상관없이 절대로 생소해 보이지 않게 된다. 해당 논문에서 특정한 정보가 어디 나오는지 위치를 찾기가 쉬워지는 것이다. 연구 발표를 독해하려는 여러분의 동기가 무엇이든 간에, 무엇이 어디 나오는지의 양식에 대한 확실한 이해는 여러분의 수고를 덜어 준다. 이제부터는 연구 발표의 양식을 논의하면서 그 독해 방법에 대한 몇 가지 실천적인 제안들을 제시하겠다. 그 다음에는 어떻게 이 양식이 과학적 탐구의 과정을 반영하고 있는지 논의하면서 연구 발표들이 갖추고 있는 응집된 서사 구조를 조명할 것이다.

1.1. 표제와 초록

흔히 책을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연구 발표는 그 표제만 읽고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한다. 표제는 연구의 대상이 되는 이론적 쟁점 및 변인들을 간결한 진술로써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저명한 사회심리학 학술지에서 거의 무작위로 뽑아 낸 다음의 표제를 읽어보자. "슬프고 죄스럽다? 친밀한 관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설명하는 데 정동이 끼치는 영향"(Forgas, 1994, p.56) 표제만 읽더라도, 이 연구가 친밀한 관계에서의 갈등에 대해 사람들이 설명하는 방식을 그들의 정서적 상태가 변화시키는 방법을 탐구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또한 사람들이 슬플 때에는 이러한 갈등에 대해 개인적인 비난을 더 잘 수용한다(즉, 죄책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것을 제안한다.

초록 또한 정보의 소중한 출처가 된다. 이것은 연구의 간략한 시놉시스이며, 150자 혹은 그 이하의 분량으로서 대량의 정보를 품고 있다. 초록은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와 그것을 탐구하는 방법,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점, 그리고 그 발견의 이론적 및 실천적인 시사점에 대한 힌트를 제공한다. 따라서 초록은 탐구의 핵심을 제공하는 유용한 요약이다. 이것을 제일 먼저 읽는 것은 매우 큰 도움이 되는데, 그 이유는 이 발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려주며, 논문에 담긴 정보들을 조직화하는 유용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연구 발표의 표제와 초록은 영화 미리보기와도 흡사하다. 영화 미리보기는 그 영화 줄거리의 핵심적인 명장면들을 소개하며, 전체 영화를 시청할지 결정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한다. 표제와 초록도 이와 마찬가지다. 그것들은 연구 발표의 핵심 내용들을 소개하여 여러분이 전체 내용을 읽어야 할지를 결정하도록 만든다. 그리고 영화 미리보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이야기를 다 하지는 않는다. 표제와 초록을 읽는 것만으로는 그 연구 발표에 대해 온전한 이해를 할 수 없다.

1.2. 도입부

연구 발표는 도입부, 방법, 결과, 그리고 논의의 네 가지 단락으로 나누어진다. 비록 대놓고 그렇게 이름이 붙지는 않았지만, 도입부는 연구 발표의 본문을 시작하는 부분이다. 여기서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를 무대에 올리게 된다. 그들은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제시하고, 왜 그것이 연구해야 할 만큼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과거의 연구들을 간략히 검토하고 탐구의 핵심 쟁점과 관련된 이론을 제공함으로써,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를 역사적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 이 연구가 어떻게 그 문제에 대한 지식을 진보시킬 수 있는지 제안한다. 폭넓은 이론적 및 실천적 고려와 함께, 연구자는 자신의 연구에서 검증되어야 할 특정한 가설들을 이끄는 합당한 이유를 서술한다. 그들은 또한 어째서 이 연구 전략을 선택하게 되었는지(예컨대, 어째서 실험법이나 상관 연구를 채택했는지)에 대해서도 명시한다.

도입부는 일반적으로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폭넓게 고려하면서 시작한다. 여기서 연구자들은 그들이 연구하는 문제가 사람들이 신경써야만 하는 진짜 문제라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어한다. 만약 편견을 연구하는 연구자가 있다면, 그들은 차별이 만연하다는 통계를 인용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라면 차별의 특정한 사례를 묘사할 수도 있다. 이런 정보들은 어째서 이 연구가 실천적이면서도 이론적으로 의미 있는지, 그리고 여러분이 수고스럽게 읽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를 인식시킨다. 이런 논의들은 흔히 흥미롭고 유용하기도 하다. 그것들은 이 연구가 가치 있는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당장 눈 앞에 놓인 연구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 도입부는 주의 깊게 읽되, 관심을 기울이고 기억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분별력 있게 고르도록 하라. 연구를 이해할 때 여러분이 정말로 이해해야만 하는 것은, 그 연구자의 가설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설들이 이론이나 공식적 관찰, 직관으로부터 어떻게 유래했는지일 따름이다. 다른 배경 지식들은 흥미로울 수는 있어도, 연구자가 무엇을 했고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이해에 필수적인 것은 아닐 수 있다.

도입부를 읽는 동안 다음의 질문들에 마음 속으로 답해 보기를 바란다. 어떤 문제를 연구했으며, 왜 연구했는가? 이 연구가 그 문제를 다루는 과거의 탐구들과 어떻게 관련되며 어떻게 더 나아가는가? 연구자는 어떻게 그들의 가설을 도출했는가? 이 연구에서 연구자들이 대답하고자 했던 질문이 무엇인가?

1.3. 방법

방법 단락에서 연구자는 그들의 가설들을 일련의 특정적이고 검증 가능한 질문으로 옮겨 적는다. 여기서 이 연구자는 해당 연구의 주연배우들, 즉 참가자들의 성별이나 연령 등 특성들을 묘사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많이 참여했는지를 소개한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연구에서 사용된 질문지나 특별한 장비 등의 도구가 무엇인지를 묘사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해당 연구의 절차를 시간순으로 묘사하는데, 이것은 이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흔히, 연구 설계의 개괄이 방법 단락의 처음에 놓이곤 한다. 이 개괄은 설계의 폭넓은 윤곽을 잡음으로써 여러분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방법 단락은 대단히 자세하게 제시되며, 이를 통해 다른 연구자들이 그 결과를 확증하거나 혹은 의심할 수 있을 만큼 재현해낼 수 있을 정도이다. 이 자세함의 수준은 연구를 이해함에 있어서 대개 필수적인 것은 아니므로, 절차의 구체적인 부분들을 기억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독립 변인이 어떻게 조작되고 측정되었는지, 그리고 종속 변인이 어떻게 측정되었는지에 집중하라.

변인들을 적절하게 측정하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인 것은 아니다. 심리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많은 변인들은 직접적으로 관찰될 수 없으며, 그래서 참가자들의 행동으로 추론되어야만 한다. 예컨대 행복의 경우, 직접 관찰할 수 없다. 그래서 행복이 어떻게 사람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한 연구자들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행복한지 묻는다거나 그들의 반응들로부터 행복의 수준을 판단하는 등, 사람들의 행동으로부터 행복의 존재 혹은 부존재를 추론해야만 한다. 아마도 미소와 같이 행복의 징후가 되는 얼굴 표현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방법 단락을 독해하면서 연구자가 사용하는 측정에 대해 생각해 보라. 그것들이 실제로 측정하고자 하는 그 개념을 제대로 반영 또는 포착하고 있는가? 만약 측정이 이상해 보인다면, 어떻게 연구자가 그것의 사용을 정당화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보라.

사회심리학에서는 흔히, 여기까지 오기만 해도 재미의 절반이다. 다시 말하면, 결과를 어떻게 얻었는지가 결과 그 자체만큼이나 재미있다. 사회심리학자들은 흔히 참가자들이 자연스럽고 자발적인 방식으로 행동하게 만들고자 애를 쓰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들이 처한 환경을 그 행동의 원인을 지목할 수 있을 만큼 통제하려고 한다. 때로는, 연구 발표의 핵심적 기여가 그 탐구에서 신선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데로부터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 방법 단락은 도입부에서도 어느 정도는 논의되고 있을 것이다.

사회심리학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자기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잘 반응하는, 지적이고 탐구심 많은 사람들이다. 이 점 때문에, 그들에게 항상 연구의 진짜 목적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일단 말해주게 되면 그들은 자연스럽게 행동하지 않는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자주 창의적이어야 하며 연구 절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연구 목적을 공개하지 않은 채로 믿을 만한 논리를 내세워야 한다. 이 논리는 흔히 표지 기사라고 불리며, 흔히는 정교한 시나리오의 형태이다. 방법 단락을 읽는 동안, 여러분 자신이 그 연구의 참가자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안내가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며 몰입감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하는 것은 여러분이 또한 그 연구의 절차를 기억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방법 단락을 읽는 동안, 다음의 질문에 대답해 보라: 가설들은 검증 가능한 질문으로 어떻게 옮겨 적혔는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들은 어떻게 조작되었거나 측정되었는가? 자주 사용되는 측정 방법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는 변인들을 적절히 반영하는가? 예컨대, 자기보고된 수입은 사회적 계급을 측정하기에 적절한가? 어째서 그러한가?

1.4. 연구 결과

연구 결과 단락은 당초 가설이 지지받고 있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 수집된 관찰이 어떻게 분석되었는지를 묘사한다. 여기서 행동의 관찰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는 통계적 검증 결과의 제시를 통해서 묘사된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연구 결과 단락은 흔히 통계학으로 거의 훈련받지 못한 독자들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진다. 복잡하고 생소한 통계적 분석들을 헤쳐나가는 것이 혼란스럽고 속상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이 단락을 독해하는 것을 그냥 넘어가려는 유혹을 받곤 한다. 우리는 여러분이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경험적 발견은 어떤 과학에서든 기초가 되며, 연구 결과 단락은 그러한 발견들이 제시되는 곳이다.

마음에 새기도록 하라. 심지어 가장 명망 있는 연구자들도 한때는 여러분의 처지였기에 여러분에게 공감할 수 있다. 심리학 학술지에 지면이 협소할 뿐이지, 연구자들은 그들의 연구 결과를 명확하게 써야 할 필요성과 간결하게 써야 할 필요성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좋은 연구 발표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많은 영향력을 끼친 문헌으로, Bem(1987)은 연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건넨 적이 있다.


"여러분의 원고가 아무리 전문적이거나 추상적이라고 하더라도, 통계학이나 실험설계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지적인 심리학 비전공자들 역시 여러분이 무엇을 왜 했는지에 대해 대략의 윤곽은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에 대해서 일반적인 용어로 이해해야 한다." (p. 74)

일반적으로 말하면, 사회심리학자들은 이 조언을 실천하고자 노력한다.

연구 발표에 실리는 대부분의 통계적 분석들은 특정 가설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다. 흔히, 각각의 소개되는 분석들은 그것이 검증하고자 하는 가설들에 의해서 진행된다. 분석이 제시되고 나면, 연구자는 보통 평범한 언어로 분석 결과에 대해서 서사적인 기술을 제공한다. 통계적 분석으로 검증을 거친 가설이 명확하게 드러나 있지 않다면, 여러분은 흔히 연구 결과에 나와 있는 이 서사적 기술을 읽음으로써, 그리고 도입부로 다시 돌아가 이 분석 결과에 상응하는 가설의 위치를 찾음으로써 그 검증을 거친 가설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가장 복잡한 통계적 분석 이후에도, 그 분석 결과가 개념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기술이 적혀 있게 마련이다. 여러분의 주의를 이런 기술 쪽으로 돌리도록 하라. 연구 결과의 개념적 의미에 초점을 맞추되, 여러분이 통계를 편안하게 느끼지 않는 이상에는, 그것들이 어떻게 얻어졌는지에 대한 기계적인 설명에는 집중하지 마라.

연구 결과의 통계적 검증이나 서사적 기술과 달리, 연구 결과 단락에는 또한 흔히 표와 그래프들이 등장한다. 이것들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요약한다. 심지어 여러분이 통계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표와 그래프들을 잘 들여다보고, 그것들에서 제시되는 평균값들과 상관관계들에 집중하라. 연구자들은 항상 표와 그래프들이 다루는 양상에 대해 기술해 놓는다. 이런 기술들을 읽으면서, 연구자가 말하는 것이 그들의 데이터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게 맞는지 표와 그래프들을 확인하라. 만일 특정 종속 변인에서 두 집단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한다면, 표에 나오는 두 집단에 상응하는 평균값들이 실제로 묘사된 대로 달라지는지 살펴보라. 자주 있는 일로, 연구 결과는 데이터의 시험이 보장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강한 표현의 서사적 기술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계는 오용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연구 결과는 해석하기에 까다롭다. 이것을 유념하되, 연구 결과 단락을 독해하는 동안 통계적 지식의 부족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과도하게 의심하도록 만들면 안 된다. 완벽한 해독제는 아닐지라도, 학술지 논문들은 출판 전에 전문적인 연구자들로부터 광범위한 검토를 받는다. 그러니까, 통계 오용의 대부분은 논문이 출판되기 전에 발견되고 교정되는 것이다. 따라서, 만일 여러분이 통계에 대해 익숙하지 않다면, 연구의 발견이 정확하게 보고되고 있다고 합리적으로 확신해도 괜찮다.

연구 결과 단락을 독해하는 동안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기를 바란다. 연구자는 독립 변인의 조작이 효과적이라는 근거를 제시하는가? 예를 들어, 행복한 참가자들과 슬픈 참가자들의 행동적 차이를 검증할 경우, 연구자는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실제로 더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가? 연구의 핵심적인 발견은 무엇인가? 연구자의 당초 가설은 관찰 결과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는가? 만일 아니라면, 연구자가 자신이 얻은 발견에 대해서 뭐라고 설명하는지 논의 단락을 살펴보라.

1.5. 논의

논의 단락은 흔히 그 연구의 요약으로 시작하며, 당초 가설이 연구 결과의 발견을 통해 지지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평가한다. 여기서 연구자는 연구 결과의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시사점을 평가한다. 이것은 연구자가 기대했었던 대로 연구 결과가 나타나지 않았을 때에 특히 재미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연구자의 설명을 주의 깊게 읽어보고, 그것이 여러분이 보기에 그럴듯한지 살펴보라. 흔히, 연구자들은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것을 제한하는 어떠한 측면들을 같이 보고하면서, 이런 한계점들을 극복함으로써 탐구 대상이 되는 문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후속연구를 제시할 수도 있다.

어떤 독자들은 연구 발표의 다른 부분들을 독해하기 전에 논의 단락의 처음 몇 문단을 먼저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느낄 수 있다. 마치 초록처럼, 이들 몇 문단들은 그 연구 발표의 핵심 아이디어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가설이 무엇인지, 핵심적 발견이 무엇이며 그것들이 당초 가설들을 지지하는지, 그리고 그 발견들이 과거의 연구 및 이론들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같은 것들 말이다. 이런 정보들을 갖춘 상태로 연구 결과를 읽는 것은 여러분의 독해를 도울 수 있으며, 여러분이 그 연구에 대한 완전한 이해를 얻기 위해 필요한 특정 세부 사항들에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해 준다. 예컨대 결과의 요약은 연구 대상이 된 핵심 변인들이 여러분의 주의를 끌도록 해 줄 것이다. 그것들이 낯설어 보인다면 여러분은 도입부를 읽으면서 어떻게 그것들이 정의되고 방법 단락에서 조작화되었는지에 대해 추가적인 관심을 쏟아야 한다.

논문을 다 읽고 나면, 논의 단락의 처음 몇 문단을 초록과 함께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상기했듯이 이들 몇 대목들은 연구 발표에 대한 핵심 아이디어들을 잘 정제한 요약으로 제시한다. 발표 내용에 대한 독해를 도울 수 있는 것처럼, 그것들은 또한 여러분이 독해를 마치고 난 후에 그 발표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굳힐 수 있도록 돕는다. 그것들은 여러분이 발표의 핵심 요점들을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하며, 그 연구를 저자의 입으로 직접 간결한 요약으로 제공한다.

논의 단락을 읽는 동안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기를 바란다. 이 연구에서 얻어질 수 있는 결론은 무엇인가?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에 대해 이 연구는 어떠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이 연구가 도움이 되는가? 연구 결과로 얻어진 것들의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시사점은 무엇인가? 연구 결과가 기존 연구의 발견들과 상충되지는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연구자는 그러한 차이를 어떻게 설명하는가?

2. 다수의 연구가 수행된 발표에 대하여

여기까지 말하면, 우리는 암묵적으로 연구 발표가 단 하나의 연구만을 다루고 있음을 가정하는 것이 된다. 그럼에도 하나의 논문 속에서 동일한 문제를 다루는 일련의 연구들을 묘사하는 연구 발표들은 꽤나 흔하다. 이런 경우, 각각의 보고된 연구들은 우리가 설명했었던 도입부, 방법, 결과, 논의 단락이라는 동일한 기본 구조를 따라가며, 때로는 예외적으로 각각의 결과 및 논의 단락이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렇게 연결된 '결과 및 논의' 단락은 서로 분리된 결과 단락과 논의 단락에서 보통 담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정보들을 담고 있다. 때로, 저자는 그들의 모든 연구 결과들을 먼저 제시하고, 마치 서로 분리된 결과 단락과 논의 단락에서 그러하듯이, 그 이후에 그 결과들의 시사점을 논의한다. 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저자들은 각각의 결과들을 제시하면서 결과의 묘사와 그 시사점의 논의를 서로 바꾸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여러분은 상기한 바 연구 결과 단락과 논의 단락에서 우리가 고려했었던 것과 동일한 정보들을 찾으면 된다.

다수의 연구를 포함하는 발표는 또한 논의 단락에서 더 일반적인 도입부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단일 연구 발표와는 달라진다. 일반적인 도입부는 연구 발표의 본문 처음을 시작하는 부분인데, 이것은 단일 연구 발표의 도입부와도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양쪽 모두, 연구자는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와 그 이론적이고 본질적인 중요성에 대해 묘사한다. 가설로부터 어떻게 유도되는지, 그리고 해당 문제에 대한 과거의 탐구들과 어떻게 관련되는지 같은 것도 포함된다. 대조적으로, 다수 연구 발표에서 각개 연구들의 분리된 도입부들은 꽤나 간략하며, 각각의 제시된 연구의 특정 논리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많다. 이런 도입부들은 흔히 특정 연구에서 쓰이는 방법들을 묘사하며, 과거의 연구들에서 제대로 다루지 않았던 질문, 동일 논문의 과거 연구들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질문들에 답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일반화된 논의 단락은 단일 연구의 논의 단락과도 유사하지만, 좀 더 스케일이 크다. 각각의 연구들의 논의 단락에 담긴 정보들을 모두 제시하지만, 그것들을 한데 모았을 때 나타나는 시사점도 고려한다. 일반화된 논의 단락은 연구 프로그램의 핵심 아이디어를 두드러지게 드러낸다. 흔히 그것은 연구 프로그램의 핵심적 발견을 간결하게 요약하면서 시작하고, 그것이 당초 가설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그리고 그 이론적이고 실천적인 시사점은 무엇인지도 보여준다. 따라서, 일반화된 논의 단락을 시작하는 요약은 각개 연구 발표들의 논의 단락 시작 부분의 상대자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은 논문에서 제시하는 연구의 요약을 제시하며, 처음 읽었을 때는 프레임워크를 잡아주는 데에, 마지막에 읽었을 때에는 여러분이 논문의 핵심 요점을 얼마나 잘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3. 스토리텔링으로서의 연구 보고하기

연구 발표는 한 명의 연구자 혹은 한 집단의 연구자들이 특정 문제를 어떻게 탐구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따라서 연구 발표는 선형적이고 서사적인 구조로서 처음과 중간, 끝이 존재한다. 연구 발표 글쓰기와 관련하여 Bem은 연구 발표가 다음과 같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것은 모래시계 형태를 갖추어야 한다. 처음에는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진술로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연구의 특정 주제로 초점을 좁혀 가며, 다시금 논의를 확장하여 더 일반적인 고려로 나아간다." (1987, p. 175)

이 형태는 과학적 탐구의 대략의 과정과도 동일하다. 연구자들은 (1) 광범위한 아이디어로 시작하여, 과거의 경험적 발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서 그것보다 더 좁은 가설의 세트를 형성하고 (도입부), (2) 이들 가설들을 검증하기 위한 명확한 조작화의 특정한 세트를 설계하며 (방법), (3) 그 방식으로 수집된 관찰들을 분석하고 그것이 당초 가설을 지지하는지 판단하고 (연구 결과), (4) 그 발견들의 더 폭넓은 이론적 및 실천적 시사점들을 탐색하면서 그것이 어떻게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문제를 이해하는 데 공헌하는지 고려한다 (논의). 실제 연구들은 서로 다른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에, 비록 이 단계들이 다소 작위적인 구분이기는 하지만, 이것은 연구 발표의 내부 논리를 설명하는 것을 돕는다.

연구 발표를 독해하는 동안에, 이 선형적 구조를 의식하라. 비록 언뜻 보기에 서로 분절된 일련의 사실들처럼 보이는 것들을 기억하기가 어려울지라도, 점차 이해하기 쉬워지고 되새기기도 쉬워질 것이다. 따라서, 연구 발표가 하나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임을 항상 기억하라. 그것은 여러분이 독해한 정보를 구성하는 데에도, 그리고 나중에 떠올리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연구 발표를 이야기로 묘사하는 것은 단순히 편리한 은유에만 그치지는 않는다. 연구 발표 '자체' 가 곧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두 가지 요소의 조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째는 무엇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고, 둘째는 왜 그것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설명이다. 과학을 단순히 사실들의 카탈로그를 만드는 것처럼 바라보기가 쉽지만, 사실 얼토당토않은 생각이다. 사회심리학을 비롯하여 모든 과학의 목표는 사실을 '설명' 하는 것이며, 그 사실에 대한 '왜' 를 설명하는 것이다. 사회심리학은 발견과 그 정당화 사이의 동적인 상호성 위에 세워졌으며, 관계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찰과 그것들의 이론적인 설명 사이의 대화이다. 비록 연구 발표들이 실제로 체계적인 관찰을 통해 신선한 사실들을 제시하기는 하지만, 이들 사실들은 아이디어를 위해서 제시되는 것이다. 외따로 떨어진 사실은 사소할 뿐이다. 설명적 이론으로써 한데 묶인 사실들이 곧 과학이다. 그 안에서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연구자가 정말로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분은 그들의 발견과 관련하여 그들이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4. 이야기의 남은 부분

"정말로, 연구 같은 것은 없다. 오직 연구, 더 연구, 계속 연구만이 있을 뿐이다." (Bowering, 1988, p. 95)

일단 여러분이 연구 발표를 쭉 독해했고, 연구자의 발견과 그 설명들을 이해했다 해도,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떠한 발견의 세트이건 간에, 그에 대한 해석은 하나 이상이다. 다른 연구자들은 동일한 사실의 세트에 대해서도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게 마련이다.

고약한 통념을 없애기 위한 시간을 잠시 갖도록 하자. 그 통념이란, 연구자들이 오직 그 발견 및 해석의 독자들을 위해서 냉정한 자세로 연구를 제시한다는 것이다. 사실은, 연구자들은 독자들을 이해시킬 뿐만 아니라, 또한 그들을 '설득하고자' 한다 (Sternberg, 1995). 연구자들은 여러분에게 그들의 아이디어가 옳다는 걸 납득시키고자 한다. 발견의 세트에 대해서 단 하나의 설명만이 있을 리 없다. 분명히, 어떤 설명은 다른 것들보다 더 우월하고, 어떤 것은 가용한 데이터에 더 잘 부합하며, 더 검약적인 설명이 있고, 의심스러운 가정을 덜 포함시키는 것이 있다. 여기서의 요지는 연구자가 그들의 아이디어에 매우 열정적이며 여러분이 그것을 믿었으면 하고 바란다는 것이다. 그들의 아이디어를 여러분이 받아들일지 말지는 여러분에게 달렸다.

사회심리학자들을 영업사원들과 비교해 보자. 양쪽 모두 여러분에게 뭔가를 판매하려고 한다. 그것이 자신의 아이디어인지 아니면 상품인지 차이일 뿐이다. 여러분은 그 판매되는 것을 구입할지 말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간에 잠재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 만일 영업사원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그 상품에 대해 주의 깊게 생각하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높여 가며 정신을 빼 놓는다면, 여러분은 필요치도 않은 기준 미달의 상품을 구입하는 데 이를 것이다. 이런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사람들은 점차 냉소적이게 되고, 아예 모든 홍보에 대해서 마음을 독하게 먹게 될 것이다. 이 정도까지 가는 건 위험하다. 여러분이 대체로 비판적인 정도라면, 진정으로 유용한 상품들을 구입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유추를 통해, 여러분이 연구 발표를 읽는 데에 지나치게 비판적이라면 여러분은 몇몇 진정 유용한 아이디어들을 놓치는 일을 걷잡을 수 없이 반복하게 될 것이다. 어째서 사람들이 그런 방식으로 행동하는지에 대해서 그 아이디어들이 빛을 비추어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이 논의는 연구 발표를 독해할 때 얼마나 비판적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부분적으로, 이것은 그 발표를 독해하는 목적에 따라 달렸다. 만일 여러분이 단순히 연구자가 특정 쟁점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을 배우기 위해서라면, 대체로 지나치게 비판적일 필요는 없다. 만일 여러분이 새로운 연구를 계획하기 위한 기초로서 그 연구를 사용하고 싶어서라면, 여러분은 조금 더 비판적일 필요가 있다. 여러분이 연구 방법과 심리학적 이론에 대한 이해를 형성함에 따라서, 여러분은 연구에 대해 다양한 수준에서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어떤' 하나의 연구든 간에 어느 수준에서든지 비판받을 수 있다. Jacob Cohen이 말했듯이, "성공적인 연구 하나가 쟁점을 최종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은 단지 어떤 이론적 제안을 어느 정도 더 그럴싸하게 만들 뿐이다" (1990, p. 1311). 따라서 연구 발표의 소비자로서 여러분은 대체로 비판적이면서도 대체로 수용적이도록 섬세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연구 발표를 읽는 동안, 최소한 처음에만큼은, 여러분의 불신을 거둘 필요가 있다. 연구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고자 하라. 즉, 발견들과 그것들이 획득된 방식으로서의 사실들을 이해하고, 그에 대해 제안된 설명, 곧 연구자가 그게 무슨 뜻인지를 해석한 것을 이해하고자 하라. 저자가 하려는 말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면 그 다음에 연구를 비판하는 일에 착수하라.

연구 발표는 중요한 보존적 기능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연구와 그 결과물들을 문서화함으로써 소중한 자극의 기능까지도 수행한다. 그것들은 특정 쟁점에 대한 탐구에 다른 연구자들이 참여하도록 흥미를 불어넣을 수 있으며, 그렇지 않더라도 다른 쟁점, 어쩌면 새로운 쟁점에 대해서 새로운 방법이나 이론을 적용하게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자극의 기능이란,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Elliot Aronson이 그의 동료들로 하여금 자신이 출판하는 연구에 대해 "살펴보게 하고, 자극받게 하고, 도발당하게 하고, 짜증나게 하고, 그리하여 나아가서는 그것을 더 잘 해낼 수 있게 하려는 것이며,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작업을 이어받는다는 점에서 과학의 흥미진진한 점도 바로 이것" 이라고 밝혔던 것과도 같다 (1995, p. 5). 과학은 실제로 누적적인 사업이고, 각각의 새로운 연구들은 그 이전에 진행되었던 (혹은, 가끔씩은 진행되지 않았던) 것 위에 세워진다. 이런 방식으로, 연구 논문들은 사회심리학이 살아 움직이도록 한다.

하나의 연구가 새로운 연구들에 영감을 주는 방식은 다양하다. 이를테면 (1) 발견에 대한 대안적인 설명을 제거하려는 목적에서 그 가설의 더 나은 검증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게 할 수 있고, (2) 발견에 대해 얼마나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할 수 없는 상황이 혹시 있을지 등, 발견의 한계점을 탐색하게 할 수 있으며, (3) 발견의 시사점을 검증함으로써 그 현상의 과학적 탐구에 공헌하게 할 수 있고, (4) 전혀 다른 탐구의 영역에 그 발견이나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하게 하며, 마지막으로 (5) 정말로 그 발견이 현실의 문제에 빛을 비추어줄 수 있는지 특정한 문제에 대해 검증하도록 촉발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당초 연구의 탁월한 확장이며, 의심할 여지 없이, 한 연구의 발견이 새로운 탐구를 이끌어내는 다른 방법들이다.

연구 발표를 독해하면서 지나치게 일찍 지나치게 비판적이게 되는 것의 문제는, 이 경우 시도해 볼 만한 가능한 후속연구가 첫째 유형, 즉 연구를 더 잘 진행하는 것으로만 그친다는 것이다. 때로 특정 쟁점에 대해 탐구하는 초기 단계에서라면 이것은 바람직한데, 이때의 발견들은 새롭고 어쩌면 예상치 못한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기존의 연구를 연장하지 않은 채로 이미 충분히 설득력 있는 연구를 다시 시도하는 것은 인간 행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거의 진전시키지 못한다. 비록 새로운 연구가 "더 나은"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은 "완벽" 하다고 볼 수 없기에, 비판을 받지 않을 수 있는 어떤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그 연구' 조차도 다시 진행해 봐야 하고, 또 다시 진행해야 할 것이다. 어떤 시점에 이르면, 연구자들은 다른 네 종류 유형의 탐구를 진행하기에 충분할 만큼 근거가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한다. 사회적 행동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가장 진전시키는 연구가 바로 이런 것들이다. 더 많은 연구 발표들을 독해하면서, 여러분은 어떤 연구가 계속 진행됨에 있어서 "충분히 좋은지" 를 결정하는 것을 편안하게 느낄 것이다. 이것은 다소간 주관적인 판단이므로,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이 출판을 위해 연구 발표를 작성했다면, 그것은 그들이 사회적 행동에 대해 소통하기 위한 뭔가 새롭고 흥미진진한 것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출판을 위해 투고된 대부분의 연구 발표들은 게재 거절 통지를 받는다. 따라서 마침내 출판에 성공한 발표들은 그것을 작성한 연구자 본인뿐만 아니라 그것이 출판된 학술지의 편집자와 심사자들이 보기에도 적절해 보인다는 뜻이다. 최소한 이 사람들은 저자들이 작성하여 출판한 연구 발표가 뭔가 중요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때때로 여러분은 모든 학술지 논문들이 똑같지는 않지 않느냐는 점을 들어서 동의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러분에게 추천하려는 것은, 최소한 처음만큼은, 선의를 갖춘 이들 사회심리학자들을 믿어주어도 좋다는 것이다. 그들이 무엇에 그렇게 흥미진진해하는지 확인해 보라. 저자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그것이 여러분을 어디로 이끄는지 살펴보라.

 


 

역자 코멘트

 

석사과정을 막 시작하는 후배 선생님들께 개인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있다면, 읽어야 할 선행연구 논문을 출력해서 들고 다니면서 버스에 앉아서까지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 가며 씹어삼키는 짓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건 논문이라는 특수한 매체를 활용하는 방법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Haslam, S. A., Alvesson, M. & Reicher, S. D. (2024). Zombie leadership: Dead ideas that still walk among us. The leadership quarterly, 101770.

URL: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048984323000966

 

Zombie Leadership: Dead Ideas that Still Walk Among Us
좀비 리더십: 우리 사이를 배회하는 죽은 아이디어들

Considerable progress has been made in the field of leadership in recent years. However, we argue that this is undermined by a strong residual commitment to an older set of ideas which have been repeatedly debunked but which nevertheless resolutely refuse to die. These, we term zombie leadership. Zombie leadership lives on not because it has empirical support but because it flatters and appeals to elites, to the leadership industrial complex that supports them, and also to the anxieties of ordinary people in a world seemingly beyond their control. It is propagated in everyday discourse surrounding leadership but also by the media, popular books, consultants, HR practices, policy makers, and academics who are adept at catering to the tastes of the powerful and telling them what they like to hear. This review paper outlines eight core claims (axioms) of zombie leadership. As well as isolating the problematic metatheory which holds these ideas together, we reflect on ways in which they might finally be laid to rest.
최근 몇 년간 리더십 분야에서는 많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지금껏 반복적으로 부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사라지지 않는 일련의 낡은 생각들에 대한 강렬한 집착이 논의의 진전을 방해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이 낡은 생각들에 대해서 우리는 '좀비 리더십'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좀비 리더십은 경험적 근거로 지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엘리트들 및 리더십으로 돈을 버는 업계의 구미에 잘 맞는데다 이 세계가 제대로 통제되고 있지 못하다고 느끼는 일반 대중들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에 지지되고 있다. 그것은 리더십을 둘러싼 일상적 대화뿐만 아니라 대중매체와 인기 서적들, 컨설턴트들, 인사담당자들, 정책입안자들, 그리고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들려주면서 권력자들의 입맛에 맞춰 주는 데 능숙한 학자들에 의해서 확산되었다. 이 리뷰 논문은 좀비 리더십의 여덟 가지 핵심 주장들(공리들)을 정리한다. 우리는 그 생각들을 한데 묶는 문제적인 메타이론들을 해부하는 한편, 그것들이 결국 영면에 들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일선 기업체들에서 인사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거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있어, 리더십은 연례적으로 닥쳐 오는 고민거리일 것이다. 회사마다 형편이 다르겠지만, 어떤 경우에는 부서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커뮤니케이션의 촉진을 위한 리더십이 요청되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부하직원들 간에 갈등이 너무 심하여 조직의 생산성을 저해하는 바람에 이를 중재할 리더십이 요청되기도 하며, 또 어떤 경우에는 담당 업무에 '제대로 동기부여가 되지 않은' 저성과 직원을 끌어안고 어떻게 프로젝트를 이끌어가야 할지 몰라 가슴을 두들기며 답답해하는 리더를 위한 성과관리 리더십이 요청되기도 한다. 이렇다 보니 리더십 특강 및 연수는 늘 수요가 많고, 이미 상당한 규모의 시장도 형성되어 있다. 그런데 만일 리더십 연구자들이 이 뜨거운 리더십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리더십은 아마도 일반 대중과 학계의 괴리감이 가장 큰 심리학 키워드 중 하나일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리뷰 논문은 표현이 상당히 '맵다'. 저자들의 표현에 따르면, "명확성을 위해서 […] 의도적으로 가장 강력한 표현을 사용하였다"(For the sake of clarity, […] deliberately phrased them in their strongest form). 저자들도 인정하듯, 일선 현장에서 소통되고 세일즈되는 리더십 이론들(즉 우리에게 이미 익숙할 변혁적 리더십을 포함하여 위대한 리더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 리더십' 이론들)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읽기에는, 저자들의 비판은 꽤나 가혹하고(harsh), 도발적이며(provocative), "독자들을 실망시키거나 격분시킬 수 있다"(dismay some and enrage others). 그렇다면 이런 논쟁적인 문헌을 국내에 소개할 만한 당위는 무엇인가?

 

내가 여기서 이 문헌을 소개하는 이유는, 적어도 내가 아는 한, 한국어로 된 매체 중에서 학계와 대중 간 리더십의 개념적 괴리를 나타내는 매체가 아직까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 학계에서도 리더십에 대한 진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e.g., 황순희, 2021), 대체로 척도의 타당화나 특정 리더십이 특정 직업군에게 끼치는 효과에 관심을 가질 뿐, 리더십 그 자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유의미한 고찰을 진행하며 해외 아카데미아와 발을 맞출 용기(?)를 지닌 분은 아직 찾기가 어렵다. 나는 이와 같은 환경에서라면 리더십을 진지하게 연구하는 분들도 "이게 정말로 맞나?" 와 같은, 일종의 지적인 갈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지식의 추격자로서 우리는 그들의 성과를 따라가는 것과 함께 그것을 비판적으로 재검토할 필요도 있음을 밝혀둔다.

 

본문에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를 부드럽게 요약하면, '리더십은 특별히 위대한 일부만의 특별한 자질이나 특별한 행동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일 것이다. 최신의 심리학적 연구 결과에 따르면 (Haslam et al., 2020), 리더십을 정확히 개념화한다면 'leadership process', 더 정확히는 'leader-follower dynamics' 로 개념화될 수 있다. 올바른 리더십 이해는 리더와 팔로워 양쪽의 상호작용을 통해 리더십이 형성된다고 접근하지, 리더 개인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그 사람에게 어떤 위대한 태도를 갖추라거나 이런저런 위대한 행동을 하라고 주문하지 않는다. 리더의 특별한 태도나 행동은 그 자체로는 중요한 것이 아니며, 그것을 팔로워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즉 현대 심리학계는 리더십 논의를 진전시키며 대중심리학적인 '위대한 사람 이론'(great man theory)을 극복해냈다. 위대한 리더가 혜성처럼 도래할 때 문제가 해결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종래의 '좀비 리더십' 이론들은 소수의 특별한 (대놓고 말하자면, '변혁적' 인) 소영웅이나 엘리트가 될 것을 리더들에게 주문함으로써 거꾸로 팔로워들을 수동적이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저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처럼 일반 대중을 탈권력화하는 메시지가 소수 엘리트들의 이해관계에 부합하기 때문에 끈질기게 생존해 왔다고까지 말한다. 강력하고 뛰어난 리더가 오기만을 기다린다는 것은, 다시 말하면 그런 영웅적인 누군가가 나타났을 때 조직과 사회의 모든 문제가 거짓말처럼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까지도 함축한다. 하지만 그런 완벽한 초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한 것처럼 보였던 리더가 판단 착오를 일으켰을 때조차, '특별히 위대한 사람' 을 강조하는 좀비 리더십 이론들은 대중이 그 리더에게 가장 큰 책임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이 논쟁이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대중적으로 공감을 살 법한 어떠한 언설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같은 위대한 인물이 현대 한국사회에 다시금 나타나기를 갈망하고 있다" 고 한다. 논의할 만한 것들이 많지만 여기서는 일단 한 가지만 생각해 보자. 대통령 선거 때마다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을 떠올리는 것이 우리의 심리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까? 그것은 세종대왕 정도의 위인이 아니라면 현대 한국사회의 문제들은 풀릴 수 없을 정도로 답이 없음을 인정하는, 우리 내면의 시민성을 포기하는 것과 같지는 않을까? 해외에서는 이처럼 '강한 영웅' 을 갈망하는 무기력한 심리의 토양 위에서 오히려 포퓰리즘이 발흥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Haslam et al., 2020; see also Uysal et al., 2022). 임기 5년짜리 대통령에게 세종대왕과 같은 영웅적인 면모를 기대하면서, 어쩌면 우리는 민주사회의 '시민' 이 아니라 전근대사회의 '백성' 이 되어가는 중인지도 모른다.



황순희 (2021). 셀프리더십 관련 국내 연구 동향 분석 - 교육 분야를 중심으로. 교양교육연구, 15(4), 233-249.

Haslam, S. A., Reicher, S. D., & Platow, M. J. (2020). The new psychology of leadership: Identity, influnce, and power. Psychology Press.

Uysal, M. S., Jurstakova, K., & Ulusahin, Y. (2022). An integrative social identity model of populist leadership.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compass, 16(12), e12713.

Jackson Jr, J. P., & Winston, A. S. (2021). The mythical taboo on race and intelligence. Review of general psychology, 25(1), 3-26.

URL: https://journals.sagepub.com/doi/abs/10.1177/1089268020953622

 

The Mythical Taboo on Race and Intelligence
인종과 지능에 대한 금기라는 허상

Recent discussions have revived old claims that hereditarian research on race differences in intelligence has been subject to a long and effective taboo. We argue that given the extensive publications, citations, and discussions of such work since 1969, claims of taboo and suppression are a myth. We critically examine claims that (self-described) hereditarians currently and exclusively experience major misrepresentation in the media, regular physical threats, denouncements, and academic job loss. We document substantial exaggeration and distortion in such claims. The repeated assertions that the negative reception of research asserting average Black inferiority is due to total ideological control over the academy by “environmentalists,” leftists, Marxists, or “thugs” are unwarranted character assassinations on those engaged in legitimate and valuable scholarly criticism.
최근의 논의로 인해, 인종 간의 지능 차이를 유전주의적으로 연구하는 것이 오랫동안 엄격한 금기의 대상이 되었다는 해묵은 주장이 되살아났다. 1969년 이래로 이 주제에 대한 광범위한 출판물과 인용들 및 논의들을 고려한 끝에, 우리는 금기나 억압이 실존한다는 주장이 허상임을 주장한다. 우리는 (자칭) 유전주의자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유독 언론에 악의적으로 보도되고, 늘 신체적 위협을 받으며, 모욕을 받고, 학계에서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주장을 비판적으로 조사한다. 이러한 주장은 막대하게 과장되고 왜곡되어 있다. 흑인의 평균적 열위성에 대한 연구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에 대해 "환경주의자들", 좌파들, 마르크스주의자들, 혹은 "꾼" 들이 학계를 이념적으로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당하고 가치 있는 학문적 비판에 임하는 사람들에 대한 부당한 인격모독이다.

 

"사회심리학은 좌파 학문이다." 사회심리학자들에게 이것은 '어그로' 가 아니라 그냥 씁쓸하게 웃으며 끄덕이고서 넘길 말이다. 현장에서 뛰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Inbar & Lammers, 2012) 응답자의 6%만이 자신이 보수주의자라고 밝혔으며, 특히 사회적 영역에서는 진보 편중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 학문 전체의 이념적 편중이 체계적 편향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고래로 드물지 않았다(e.g., Crawford & Jussim, 2017; Jussim, Crawford, Anglin, & Stevens, 2015; Tetlock, 1994). 연구자들의 이념적 배경의 다양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식의 축적이 지장을 받는다면, 학문 공동체가 마땅히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설득력 있는 논리다. (사석에서 술이 들어갔을 때 '더 적극적인' 메시지를 접할 수도 있겠지만 지구 반대편에서 그 의중까지 알 수는 없다.) 그런데 학계 장악설이라는 '더 적극적인' 메시지가 비록 반박을 받는 형식으로나마 학술지에 활자화되는 일이 있었다.

문제가 불거진 주제는 사회심리학은 아니고 인지심리학이다. 요컨대 아프리카계의 IQ가 코카서스계의
IQ보다 뒤떨어진다는 '팩트' 를 발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학계를 장악한 좌파들의 억압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소위 신경현실주의(neuro-realism)라는 이름으로 열렬히 세일즈되는 바로 그 주장과도 닿아 있다. 나를 포함하여 많은 심리학도들은 Richard Lynn이라는 원로 심리학자가 그간 《Intelligence》 를 비롯한 유수의 학회지에 어떤 논문들을 발표해 왔는지 기억하고 있고, J. Phillippe Rushton이라는 또 다른 원로 심리학자가 어떤 저술을 했었는지도 들은 바 있기에, 인지심리학이 그렇게 뜬금없는 전쟁터로 느껴지지는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고는 해도, 다른 데도 아니고 심리학계를 대표하는 리뷰 저널까지 이 전쟁터에 뛰어든 걸 보니 이번엔 단단히 작심한 듯싶다.

그런데 이 주제에서 내가 관심을 가진 것은, 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이 나왔는가이다. 학계가 '장악당한' 것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누구이고, 어떻게 장악할 수 있었는가? 불행히도 이에 대해 확실한 실증적 증거물을 보여준 '공익제보자' 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 모종의 지배 집단에 대한 피해의식만큼은 학술지에 오르거나(see Flynn, 2018), 단행본에 실리거나(see Stevens et al., 2017), 때로는 지난 2018년에 세간을 뒤집었던 수컷 변이 가설 사건처럼 Quillette 같은 논쟁적인 잡지에 실리기도 한다. 피해의 일화들은 많은데, 가해의 주체는 불명확하다. 결국 대중의 인지적 접근성(accessibility)이 높은 특정 사회적 범주가 그 가해의 주체의 자리로 등 떠밀려 올라간다. 학문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순히 이념적 동질성 문제가 아니라 '그들'(them)이 '우리'(us)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식의 주장을 하려면 가해의 주체를 더 명확히 내세워야 할 것이다.

학계에는 늘 논쟁적인 원고가 나오고, 수준 낮은 원고도 늘 나온다. 후자를 처리하기 위한 프로세스가 전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삐걱이기도 한다.
때로는 연구자들을 낯부끄럽게 할 만큼 감정적인 일처리가 진행되는 것도 사실이다. 원고가 거절되었다고 피해의식을 느끼는 것도 그래서일 터다. 하지만 나 같은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원고가 거절되면 자기 주장의 설득력을 높일 길을 뼈아픈 마음으로 찾으며, 납득이 되지 않는다 해도 학계 외부에 지원군 요청을 하지는 않는다. 학계의 상식은 가해자 없는 피해의식을 그 정도 선에서 관리한다. 이를 보도하는 매체들도 동일한 상식이 절실히 요구된다. 안타깝지만 Lynn이나 Rushton, Flynn 같은 80대 원로들에게는 (탄압 받는 사람들치고는 의외로) 학문적 피해의식을 동네방네 외칠 수 있는 메가폰이 있었다. 그러나 후학으로서 우리가 물려받을 것은 메가폰이 아니라 데이터와 근거로 움직이는 상식이다. 논쟁적인 주제를 공정히 다루는 품격까지 물려받는다면 더욱 좋겠다.



Crawford, J. T., & Jussim, L. (2017). Introduction to the politics of social psychology.
In J. T. Crawford, & L. Jussim (Eds.), Politics of social psychology (pp. 1-3). Psychology Press.
Flynn, J. R. (2018). Academic freedom and race: You ought not to believe what you think may be true.
Journal of criminal justice, 59, 127-131.
Inbar, Y., & Lammers, J. (2012). Political diversity in social and personality psychology.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
7(5), 496-503.
Jussim, L., Crawford, J. T., Anglin, S. M., & Stevens, S. T. (2015). Ideological bias in social psychological research. In J. P. Forgas,
K. Fiedler, & W. D. Crano (Eds.), Social psychology and politics (pp. 107-126). Psychology Press.
Stevens, S. T., Jussim, L., Anglin, S. M., Contrada, R., Welch, C. A., Labrecque, J. S., ... & Campbell, W. K. (2017). Political exclusion
and discrimination in social psychology: Lived experiences and solutions. In J. T. Crawford, & L. Jussim (Eds.), Politics of social psychology (pp. 210-244). Psychology Press.
Tetlock, P. (1994). Political psychology or politicized psychology: Is the road to scientific hell paved
with good moral intentions? Political psychology, 15, 509–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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